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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 Mar 07. 2017

첫 번째 유럽 여행 12

#57. 이탈리아 베네치아

저녁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더니 결국에는 아침에는 목이 부은 느낌과 함께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자기 전에 약을 먹었어야 했으나 룸메였던 언니와 다른 방을 쓰는 바람에 물이 없어서 그냥 이불 두 개 덮고 온도 높여놓고 잤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버스 이동이 가장 많은 날이었기에 감기약을 먹고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내내 버스에서 감기약에 취해 기절 상태로 자면서 이동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린 우디네에 도착하여 베네치아에 유사한 건물로 보일 건물 하나를 보고는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이동했다. 

우디네에서 본 유일한 건물... 뭐더라...

이탈리아부터는 피자와 파스타를 계속적으로 먹을 것 같은 예감과 함께 음식이 짜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걱정이 되었다. 인솔자가 식당에 소금을 조금만 넣어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정말 짤 뻔했다. 그렇게 처음 이탈리아에 입성하자마자 파스타와 피자를 맛보았다. 확실히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피자의 재료 또한 우리나라에 올라가 있는 재료들을 생각하면 음식이 나왔을 때 당혹스러워진다. 

뽀모도로 파스타와 무슨 피자였는지 기억안나는 피자...
루꼴라피자였나?와 봉골레

 이탈리아에 입성하자마자 피자와 파스타를 맛본 후 바로 베네치아로 이동했다. 

여기서 에피소드 하나. 이탈리아 인사는 '차오'라고 한다. 나는 정말 무식자였다. 차오라고 하길래 우리 일행을 중국인으로 알았나 싶었다. 하지만 오해였다. 이탈리아 인사로 '차오'라고 한 것이었다. 적어도 간단한 인사법은 알아 가는 것이 창피함을 줄이는 것일 것이다. '차오'='안녕'이란 것을 숙지하고 가길...



베네치아에 도착했을 때는 어두워져 있을 거란 생각을 깨고 해가 떠있을 때 아직 밝을 때 도착하여 빠르게 숙소에 짐을 두고 숙소 리셉션에서 교통권을 구매했다. 버스 카드와 수상 버스카드를 구매했는데 이곳의 교통 카드는 마치 명함처럼 되어있으며 버스카드와 수상 버스 카드가 구분이 전~~~~~혀 안된다. 그러므로 리셉션에서 주는 대로(영수증과 포개어 주는 것과 영수증을 안 끼워 주는 것) 잘 구분해 두자. 수상버스의 경우 1회권을 이용했기에 버스 카드와 헷갈려서 잘못 찍으면 수상버스 카드를 다시 구매해야 한다. 또 찍으면 우리나라처럼 티 나게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므로 안 찍힌 것 같다고 또 찍으면 돈이 또 나간다. 그러므로 다 쓴 카드는 바로 버리거나 가방에 넣어버리자. 

베네치아 본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수상버스를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수상버스를 타는 곳으로 가니 정말 물의 도시가 맞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풍경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며 잠시 베네치아로 가기 전의 워밍업을 했다. 

배는 기본이며 모든 건물들이 물에 떠있다.
베네치아로 들어가기 전 모습 벌써부터 신기하다.
건물이 물 위에 둥둥~
수상 버스 정류장도 물 위에 동동~



수상 버스를 타고 들어가는 내내 놀라웠다. 물 위에 건물이 떠있는 것도 놀라운데 모든 문들이 배가 없으면 바로 물로 떨어지는 구조였다. 심지어 호텔 또한 수상 버스 또는 택시를 타고 입구에서 멈춰 올라가지 않으면 물로 떨어지는 구조. 정말 독특하고 특이했다. 동행들과도 얘기한 것이 '이 사람들은 집에 있다가 다른 친구 집에 갈 일이 있으면 항상 배 타고 이동하는 거냐'는 궁금증이 생겼다. 물론 땅이 있으면 돌아가겠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정말 배가 없으면 어딜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독특한 풍경을 보면서 멋진 풍경 또한 놓치지 않았다.  

수상버스를 타고 본 섬으로 가는 중
베네치아의 명물 곤돌라
수상버스를 타고 본섬으로 가는 중
건물 앞에 땅은 얼마 없다 잘못구르면 물속이다...
모든 건물이 물 위에 둥둥~
본섬에 도착~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것은 리알토 다리! 11월까지만 해도 보수 공사 중이어서 볼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갔던 회차는 행운의 회차~ 가는 곳마다 운이 좋았지~ 거기다 베네치아의 날씨가 매우 좋아서 멋진 풍경까지~!!!! 컨디션 바닥이었던 나는 여행이 시작되면서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바뀌어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멋있는 사진도 건질 수 있었다! 

보수 완료 된 리알토 다리 
리알토다리 위에서 본 석양
리알토 다리 위에서 본 석양
리알토 다리 위에서 본 석양
리알토 다리 위에서 본 석양
폰으로 찍은 리알토 다리 위에서 본 석양



리알토 다리 위에서 본 석양은 정말 멋있었다. 석굴암에서 일출을 본 것만큼이나 멋있는 풍경이었다! 잠시 그 모습을 구경 후 리알토 다리 뒤편의 상점들을 구경하였다. 이곳 역시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했으며 다른 곳에서 보기 쉽지 않은 가면들도 많이 진열되어있었다.

리알토 다리 뒤 상점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가득!
베네치아에서 볼 수 있는 가면가게



잠깐의 자유 시간 후 다시 리알토 다리 앞쪽으로 모여 동행들을 기다리는데 또 다른 에피소드 하나!

리알토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중동 계열의 사람이 갑자기 사진을 찍자고 요청을 했다. 나는 이탈리아의 소매치기나 그런 수법으로 돈을 받아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리를 듣고 처음에는 경계하고 'No'를 외쳤었으나 곧바로 다른 나쁜 의도는 없음을 깨닫고 함께 사진을 찍어 주었다. 원래는 셀카도 잘 안 찍으며 여행 가서도 내 사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는 나였으나 뭐 내가 볼 사진도 아니었기에 흔쾌히 허락하였고  같이 있던 일행도 같이 찍는 상황이 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 사진을 메일로라도 보내달라고 할 걸'이라는 뒤늦은 후회가 서울 와서 들었다는 후기....

동행들을 기다리며
산마르코 광장으로 출발!



리알토 다리에서 조금 걸어 도착한 산 마르코 광장은 짙게 깔린 붉은빛 석양으로 묘한 분위기였다.  

산 마르코 광장 한쪽은 보수 공사중이다...
노을이 깔린 산마르코 광장
좌측편 산마르코 광장



잠시 산 마르코 광장을 둘러보고 난 뒤 탄식의 다리 쪽으로 이동했다. 그랬더니 더 멋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리알토 다리에서 본 석양보다 노을이 깔린 산 마르코 광장보다 더 멋있었다. 그런 풍경은 때와 날씨가 좋지 않으면 볼 수 없을 것 같았기에 다시 한번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으로 찍었지만 직접 보고 느낀 감탄이 나올 정도의 장면은 담기 힘들었다. 색감도 그렇고 느낌도 살지 않았다. 

산타마리아델라살루트 교회로 놀라운 노을진 모습
산타마리아델라살루트 교회로 놀라운 노을진 모습
산타마리아델라살루트 교회로 놀라운 노을진 모습

그 모습이 사라지기 전 탄식의 다리 설명을 듣고 자유 시간을 가졌다. 탄식의 다리 사진도 몇 장 찍은 뒤 베네치아까지 왔는데 곤돌라를 타봐야 하지 않겠냐고 하여 결국 곤돌라를 타러 향했다. 

탄식의 다리
탄식의 다리

그런데 갑자기 날씨가 안개가 급격하게 끼면서 급 추워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타기로 결정했으니 끝까지 밀고 나간다! 30분짜리 코스는 60유로 정도로 최대 6명이 모여서 약 10유로 정도 내서 저렴히 탈 수 있다. 한 사람당 60유로를 내면서까지 탈 사람이라면... 말리진 않겠다. 또한 곤돌라는 해가 떨어지기 전에 타는 것을 추천한다. 해가 떨어진 이후 타면... 볼 수 있는 것이 없다. 깜깜한 것만 볼 것이 아니라면... 해가 떠있을 때 타보길... 

캐리비안 해적 찍으러 가는 줄...
캐리비안 해적 한테 끌려가는 중?...
곤돌라를 타면서
곤돌라를 타면서
30분이 이렇게 길 줄이야...
죄다 깜깜해... 춥고... 배고팠다....



그렇게 춥고 배고픈 곤돌라 타기를 끝으로 따뜻한 곳에 들어가 저녁을 먹을 곳을 찾았다. 이탈리아부터는 자릿세를 내야 한다. 그렇기에 팁과 가격 자릿세까지 따져가며 골라 들어갔건만.... 거슬러 받을 생각하고 냈더니 죄다 팁으로 가져갔다.... 무튼 와인과 다른 동행들은 먹물 파스타를 나는 다시 뽀모도로 파스타를 먹었다. 

먹물 파스타와 뽀모도로 파스타

파스타도 같은 이탈리아라고 해서 다 똑같은 맛은 아니었다. 뽀모도로도 다 다른 맛이었다. 뽀모도로는 실패할 일이 없다!

이후 디저트로 티라미수 맛집을 찾아갔다. 이 맛집은 워낙 인기 있는 집이어서 마감시간이 안돼도 티라미수가 다 팔렸을 수도 있을 정도로 맛있는 집이라고 했다. 우리가 간 시간이 늦어 먹을 수 있을까 했지만 다행히 오리지널이 3개 남아 둘이 하나씩 먹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먹는 티라미수와는 다르구나'라고 깨닫는 순간 알게 된 사실.. 한국에 매장이 생겼다고 한다. 이럴 수가... 그래도 현지에서 먹는 거랑은 맛이 다를 거라 위안 삼고 맛있게 먹었다. 



이후 모임 시간 전까지 각자 자유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안개가 껴도 너무 꼈다. 무언가 보려고 해도 한 치 앞도 보기 힘들 정도로 안개가 점점 더 심해졌다. 

안개가낀건지 초점이 안맞은건지...
산마르코 성당
산마르코 광장에 꾸며진 전구들
산마르코 광장
크리스마스다!
산마르코 성당
안개가 짙어진 산마르코 광장
건물하나도 알아보기 힘들어진다.
산마르코 성당과 옆에 조금 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결국 자유시간을 다 못 채우고 인솔자를 불러 일찍 숙소로 복귀하였다. 

작은 팁 하나! 산마르코 광장에 비둘기가 정말 많다. 새 X 맞지 않게 조심하라. 또한 그 비둘기들을 몰고 다니며 모이를 주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몰고 오는 것을 본다면 무조건 피해라. 비둘기 밥 사라고 몰고 다가오는 것이다. 장미를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도 피하라. 잡혀서 장미를 손에 드는 순간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래저래 당하지 않게 정신줄 꽉 잡아야 하는 산마르코 광장이다.



감기 기운 때문에 병든 닭 마냥 죽어서 이동하다 여행이 시작되니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다니며 볼 거 다 보고 먹을 거 다 먹고 멋있는 사진까지 남긴 나에게 정말 놀라웠던 하루였다. 한국에서 감기 기운이 있어서 약을 먹어도 감기가 더 심하게 오는 마당에 유럽에선 그렇게 추운 곳들을 누비고 다니고 심지어 감기약을 딱 한번 먹고 감기 기운까지 물리친 나에게 놀랐다. 확실히 환경이 사람을 변하게 하고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 아니면 감기약을 먹고 따뜻한 버스에서 숙면을 취한 것이 정답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찌 됐건 추운 곳들을 돌아다니면서 감기가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나에게는 놀라운 일이다. 

멋있는 풍경을 보여주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도와준 베네치아 날씨에 정말 감사한다. 물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어느 곳을 가도 물이 보였으며 모든 건물들은 물 위에 심지어 밟고 있는 땅까지도 물 위에 떠있다는 사실. 곤돌라를 운전하는 아저씨들은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 까다로운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들만이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던 기억. 

베네치아에서의 하루는 정말 신기한 경험들로 가득했던 여행이었다. 

여행과 장소의 변화는 우리 마음에 활력을 선사한다.
- 세네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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