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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범 Sep 20. 2016

소통을 꽃피우다 # 8.9

내 안의 '나'와 소통하는 세 번째 이야기...


 오래전 돈을 내고 접시를 깨뜨리는 가게가 아주 잠시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 당시 그런 가게들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혼자 들었던 생각이 있었다. 접시를 깨뜨리러 가는 곳이면 엄마들 같은 주부들이 가는 곳이겠구나. ‘엄마들은 미소 짓고, 남편과 자녀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챙겨주고, 사랑 가득한 존재인데 왜 접시를 깨뜨리러 그런 곳을 갈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의미를 조금 알 것 같다. 그것은 스트레스받고 화로 찬 나의 마음을 풀어내는 하나의 방법이었다는 것을.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추측이다. 이런 가게가 나왔을 당시가 1990년대인데 그때 김국환 씨의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라는 노래가 아주 유행을 할 당시였다. 그 당시 실제로 접시를 깨뜨리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언론에서 여성분을 인터뷰 한 내용이 방송으로 나오기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성분의 대답은 "속이 아주 시원하고 기분이 좋다."였었던 것 같다. 무엇인가를 깨뜨리거나 자신의 스트레스 내용을 적어서 찰흙에 넣고는 바닥에 던지는 방법 등은 스트레스 해소나 묵은 감정을 해소하는 하나의 기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여러분도 아마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화가 너무 날 때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을 때, 못 쓰거나 버려질 물건을 가지고 공터에 가서 마구 부수고 나면 속이 후련한 기억들, 신문을 갈기갈기 찢으며 속이 시원해졌던 기억들, 가끔 혼자 차 안에서 운전을 하면서 멱따는 굉음의 목소리를 꽥! 꽥! 내지르며 노래를 부른다던지 혼자 욕을 실컷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해졌던 경험과 기억이 누구나 있지 않을까.


 오래전 TV의 한 토크쇼에서 어떤 분이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바닷가에 가서 그동안 못 했던 욕을 혼자서 실컷 퍼 붇고 옵니다. 그러면 얼마나 속이 시원한지... 한동안 참 기분이 좋고, 일이 잘 돼요.’라고 하였던 것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니 멀쩡한 사람이 왜 혼자 바다에 가서 욕을 하고 와. 이중인격자이거나 미친 거 아냐?’라고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것은 ‘이중인격자이거나 미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안의 소리를 잘 듣고, 내 안의 내가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어딘가에 풀어야 한다는 것을 귀담아듣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풀어낸 것이다. 그렇게 내 안의 소리를 듣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다 털어 내고 왔으니 다시 담아낼 빈 그릇이 자신 안에 생긴 것이 아닐까? 미치거나 이중인격자가 아니라 오히려 현명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런 방법 말고도 더 좋은 자신만의 방법이 있으면 더 좋다. 힘든 내 마음을 풀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까.


 내 안의 ‘나’의 소리를 잘 귀담아 들어주고, 내 안의 나와 소통해야 한다. 내 마음이 힘들다고 하는지... 아프다고 하는지... 슬프다고 하는지... 모른 척 감추고, 억눌러 억압하지 말고 내 안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소리들을 어떻게 풀어내고, 해결할 것인지를 긍정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내 안의 '나'에게 가만히 귀를 기울여서 말이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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