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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범 Sep 27. 2016

소통을 꽃피우다 # 13

청소년 자녀와의 소통...


 사춘기 청소년 자녀와 소통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힘들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사춘기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이 글이 크든 적든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본다.


 청소년기...!

우리 모두 겪었던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렀던 시기... 사춘기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 시기를 많이들 힘들어한다. 아마도 우리의 부모님들도 그렇게 힘들게 우리를 키우셨으리라. 그렇게 우리 부모님들을 힘들게 하며 우리도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사춘기 청소년기 자녀들을 둔 부모님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가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대화도 잘 통하지 않고, 대화가 원만하지 않아서 그런지 행동 통제도 잘 안된다는 것이다. 전보다 부쩍 방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좋아하고, 게임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부모들이 이야기를 좀 나누려고 해도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고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고 싶고 마음을 나누고 싶어도 귀찮아하는 내색이 역력하거나 건성건성일 때가 많다. 이런 말투와 표정에 부모들은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속에서 화가 종종 치밀어 오른단다.


 그럼 우리 사춘기 청소년 자녀들에 대하여 생물학적인 접근에 대한 이해와 환경적인 접근에 대한 두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보자. 먼저 생물학적인 접근을 간단히 살펴보면 청소년기에는 뇌 기능과 신체적인 변화가 꾸준히 진행되는 시기이다. 이때 사춘기 청소년들의 뇌에서도 많은 성장과 발달이 일어나는데 특히 전두엽의 성장과 발달이 많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사람의 뇌는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뇌간에서 가장 성장과 발달이 빨리 되고 그다음으로 감정과 연관성이 많은 구피질의 변연계 부위로 진행되어 대뇌 신피질(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의 성장과 발달이 가장 늦게까지 진행된다. 신피질보다 감정과 연관성이 많은 구피질의 변연계 부위가 전두엽보다 좀 더 발달해 있다 보니 사춘기 청소년들이 좀 더 감성적이 되고 감정의 기복도 심한 것이다. 특히 전두엽은 보통 사춘기 청소년기부터 20대까지 급격하게 일어나며 여성과 남성의 차이에 따라서 20대 중반에서 후반까지 이루어진다고 한다. 전두엽은 대표적으로 이성적 사고, 감정과 사고 및 행동의 조절과 통제, 또는 욕구나 본능의 절제, 문제 해결 등 많은 일을 수행하며 총사령관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춘기 청소년기에는 이 부위가 급격히 변화의 단계를 거치고 있는 중이고 덜 성숙하였기에 자연히 덜 이성적이고 크고 작게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사춘기 청소년들이 좀 더 충동성이 강하고, 욕구나 본능의 절제에 미숙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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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성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하게 늘고 성에 대한 호기심도 부쩍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아동기에 비해 성호르몬의 분비가 많이 증가하는 것과 여러 호르몬들의 불안정한 점은 심리. 정서적인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전두엽의 통제가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혼란한 상태니 자녀들이 부모의 대화에 집중하고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며 소통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물론 개개인의 특성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렇지 않고 좋은 사춘기의 청소년기를 보내는 자녀들도 있다. 어쨌든 이런 생물학적인 이유들로 이 시기 자녀들은 부모와 소통이 원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가정에서의 환경적인 면도 살펴보면 자녀의 어린 시절에 어린이집을 다녀와서나 유치원을 다녀와서, 또는 초등학교를 다녀온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매일 꾸준히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소통의 시간을 가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자녀가 사춘기 청소년이 되기 전까지 얼마나 일상의 대화를 많이 나누었고 서로의 감정을 헤아리고 배려하며 소통을 하고 교류하였었는지를 말이다. 보통의 경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정규 학업 과정을 마치고는 학원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는 아동들이 많다. 그렇게 집에 온 아이들은 부모에게 안기고,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 하지만 대다수 가정의 어머니들은 저녁시간이 되면 하루 동안 누적된 피로와 저녁 준비로 피곤하고 바쁜 시간이다. 그래서 자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엄마를 부르면 '바쁘다', '저녁해야 한다', '통화 중이다', '조금 있다가 이야기하자', '숙제했냐?' 등등 엄마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자녀의 이야기에 바로바로 반응하고 들어주는 경우가 드물다. 그리고 저녁시간은 저녁 준비와 바쁜 가사 활동으로 바빠서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아이들과 눈 맞춤을 하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가정이 많은 것이 현실 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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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아버지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직장에서 야근이나 회식으로 늦는 경우가 많고, 가끔 일찍 오는 경우 지친 몸을 소파와 한 몸이 되어 눕히고는 자녀들이 와서 놀아달라고 하면 ‘아빠 피곤하니 엄마와 놀아라.’, ‘조금 이따가 놀자. 아빠 스포츠 뉴스만 보고’, '아~ 아빠 피곤해. 오랜만에 일찍 들어왔는데 좀 쉬자' 등의 이유로 아이들을 알게 모르게 밀어낸다. 사실 퇴근 후 피곤하고 지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계속해서 거부당한 아이의 마음을 생각해 보았는가? 아이의 자존감은 낮아지고 무의식 속에 자신은 무능력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패턴의 일상이 지속되면 아이는 결국 아빠에게는 놀아달라는 요구를 하거나 대화를 할 생각을 일찍이 체념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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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부모와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지 않고, 익숙하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자란 자녀가 사춘기 청소년이 된 어느 날 갑자기 대화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나 자녀의 학교생활과 교우관계가 궁금해서 이야기를 하라고 한다고 마음을 열고 대화가 되겠는가? ‘너 왜 아빠나 엄마한테 이야기를 안 하는데? 친구들 이야기도 좀 하고, 학교생활도 이야기 좀 해봐라.’ 한다고 갑자기 이야기를 술술 할 청소년 자녀가 과연 얼마나 될까? 지금 자녀와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난날 가정에서 학습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자녀를 혼내고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조금씩, 그리고 꾸준하게 다가서야 한다. 부모가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자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어떤 주제이든 말이다. 그것이 중요하다. 부모들은 보통 대화라고 하기보다는 부모가 알고 싶고 궁금한 것에 대한 답을 듣고 싶어 하는데 그것은 사춘기 자녀와 더욱 소통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그러니 사춘기 청소년 자녀와 소통을 잘 하고 싶다면 자녀가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경청하고 공감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하길 권한다. 혹시 그것이 게임 이야기나 연예인 이야기 등 부모들이 좋아하지 않는 주제일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자. '소통이 어려울 수 있는 시기다.’ 이렇게 인정하는 것부터가 소통을 시작하려는 마음이다. 그리고 자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다. 예민해지거나 때로는 과격해진 행동과 언어 등등.. 그것을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과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바로 자녀와 소통이 좋아지는 방법일 수 있다. 그리고 더 원활한 소통을 위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계획들도 부모님들의 다이어리에 적어보자.

 

 예를 들어, " 이번 주는 밥을 줄 때, 학교 가기 전, 학교 마치고 집에 왔을 때 따뜻한 눈빛으로 아이(청소년이지만 부모님들의 관점에서 아이로 표현하였다)를 바라보고, 하루에 꼭 한 번씩은 ‘우리 아들(딸) 힘든 시기이지만 잘 해내 주고 있어서 고맙고 든든하구나.’라는 말을 표현하겠다. 이것이 한 주간 적응이 되고, 서로가 어색함이 좀 줄었다면 다음 주는 학교 가기 전 어깨를 쓰다듬으며 ‘조심히 잘 다녀오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렴.’, 학교와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어깨를 토닥이며 ‘수고했어.’라고 말하며 매일 아이가 좋아하는 디저트 한 가지씩을 준비하여 먹는 시간 동안 간단하고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 "등으로 구체화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또 다른 좋은 방법은 주말의 시간을 활용하여 외식 등을 하며 교환 노트를 쓰자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환 노트는 한 권으로 쓰는 것이 좋다. 하루는 부모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짧게 적거나(처음에는 너무 길고 장황하게 쓰지 말고, 간단히 가벼운 내용으로 쓰는 것이 좋다) 마음을 간단히 적어서 주고 그것을 받은 자녀는 하루 이틀 내에 내용에 대한 답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방법이다. 이 방법이 서로 익숙해지면 대화도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다.


 그렇다. 먼저 그들을 인정해 주자. 생물학적으로 변화의 과정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동안의 환경적인 상황을...  아이들을 조금 더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행동해보자. 그리고 더 좋은 소통을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보자. 보람된 마음을 느끼게 하여 주는 봉사활동도 좋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찾을 수 있는 활동 등 부모와 자녀가 의미 있는 일을 함께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음악회나 미술전 등을 함께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등산이나 산책 등을 하며 지지와 격려의 말을 하여 주는 것도 좋고, 아이의 미래계획이나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이때 잔소리, 조언이나 충고보다는 긍정적인 지지와 격려의 말이 포인트가 되도록 하자). 


 누구나 사춘기 청소년 시기를 겪는다. 그 시간을 잘 보내고 지금의 우리 부모님들이 있듯이 나의 자녀도 잘 헤쳐나갈 것이란 믿음을 갖자. 그리고 나의 자녀는 좋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자. 혹시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언행을 사용할 때나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 생물학적으로, 또는 자라는 시기의 환경적 영향으로 그럴 수 있음을 인정하자.

청년은 가르침을 받기보다는 감동이나 자극을 받기를 원한다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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