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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범 Oct 05. 2016

소통을 꽃피우다 # 15

자존감... 그리고 공감....



공감...


아내 : 여보, 나 요즘 육아가 생각보다 힘들게 느껴져. 랑이가 예쁘기는 하지만 직장생활에 랑이 챙기랴, 가사 일 챙기랴... 너무 힘들어. 피곤하기도 하고... 잠도 오고...


남편 : (마음속으로는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다. 그런데 자신은 더 힘들게 하고 있으니 알아 달라는 식으로) 아~ 나도 회사에서 스트레스 엄청 받아. 일을 해도 내가 더 많이 하고, 야근을 해도 내가 더 많이 해. 엄마가 애들 키우는 건 어느 집이나 다 하는 건데 왜 그렇게 힘들어하냐?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인심 쓰듯) 힘들면 오늘 저녁은 시켜 먹던지, 나가서 외식하고 오자.


아내 : 여보, 나 요즘 육아가 생각보다 힘들게 느껴져. 랑이가 예쁘기는 하지만 직장생활에 랑이 챙기랴, 가사 일 챙기랴... 너무 힘들어. 피곤하기도 하고... 잠도 오고...


남편 : 그렇구나... 요즘 당신이 몸도 마음도 좀 힘든가 보네. 잠도 좀 부족해서 피곤하니까 좀 더 그런가 봐. 사실 나도 요즘 회사에서 스트레스와 잦은 야근으로 힘이 들어서 마음이 좀 지쳤었거든. 우리 오늘은 그럼 서로 기분전환도 좀 할 겸 랑이 데리고 외식이나 하러 갈까? 식사 준비나 설거지 안 해도 되니 오늘 당신도 좀 쉴 수 있잖아. 그리고... 여보 항상 고마워.


 두 가지의 대화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ㅎㅎ저도 남자지만 많은 남자들이 미안한 마음에 오히려 '내가 더 힘들고 피곤하게 일하며 삶을 살아가노라.'라고 이야기를 하여 은연중 아내가 덜 힘들다는 식의 합리화를 통해 미안한 마음을 정당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야기를 하기 위해 꺼낸 예일 뿐이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남편 분들이 많지는 않은지.. ^^ 그러나 아내가 정말 그런 표현을 들으면 '아~ 우리 남편이 저렇게 나보다 더 힘들게 노력하고 있는데 이를 악물고 참으며 노력해야겠다.'라고 생각할까? 당연히 아니다. 오히려 두 번째의 대화에서처럼 힘들어하는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 주는 것에 힘들어했던 마음이 녹고, 위로를 받을 것이다. 그렇게 녹은 마음에 남편의 뒷 이갸기를 들으며 '그래, 생각해 보면 남편이 더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데. 나도 좀 더 힘을 내야겠다.'라고 생각이 들며 힘들고 지쳤던 마음에 용기를 내게 되고, 남편에게도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대의 힘들거나 어려운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해 준다는 것은 곧 상대가 나에게 마음의 문을 더 열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도 한 것 같다. 공감을 통해 나와 너의 소통이 더 부드러워지고 따뜻해질 수 있다. 직장, 가정, 친구 등 어느 관계에서든 내가 상대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공감해주며 소통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화의 폭이 넓어질 수 있고,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공감은 상대가 느끼는 마음을 함께 느껴주는 것이다. 상대의 힘든 마음을.. 미안한 마음을.. 좋은 마음을.. 상대가 어떤 마음을 느낄지를 헤아리고 이해하여 함께 느껴주는 것이다. 대화를 하면서 상대에게 건강한 공감을 해보자. 계산하고, 재고, 얕게 생각하는 공감이 아닌 진실한 공감으로 상대의 마음을 느껴보자. 상대가 훨씬 잘 이해되고, 소통이 훨씬 더 잘될 것 같지 않은가?

당신의 삶을 응원 원다.

진실한 표정과 눈빛으로 그저 조용히 고개 끄덕이며 들어주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해 주는 것만 같았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있다.
그래서 나 혼자만 행복해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달라이 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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