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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범 Sep 29. 2016

소통을 꽃피우다 # 15

자존감... 그리고 공감......


자존감...


랑이 : 어제 정이한테 전화가 와서 걱거정거리가 있다며 저녁 같이 먹자으며 이야기 좀 하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무슨 일이 있나 걱정도 돼서 알았다고 하고는 저녁에 만나서 순대국밥에 소주 한 잔 했거든. 근데 돈 삼백 만원만 빌려 달라는 거야. 그래서 그러고 싶지만 나도 요즘 형편이 좋지 않아서 빌려 줄 돈이 없다고 하니까. 글쎄 돈이 있으면서 안 빌려 준다는 둥, 믿을 친구 하나도 없다는 둥, 짜증이 난다는 둥... 막 그러는 거야. 아~ 내가 어이가 없어서... 근데 그 순간 드는 생각이... 에휴~ 진짜 삼백 만원도 없는 내가 싫고, 나 자신이 초라해지더라. 정이가 막 흥분해서 이야기하는데... 내 자존심이 다 무너지더라고...


가리 : 지랄하네. 네가 등신 같이 왜 말을 똑 부러지게 안 하냐? 그래도 친구라고 걱정돼서 만나줬더니 왜 지랄이냐고. 그러니까 네가 맨 날 그 모양 아이가.... 어이구... 어이구...


 랑이는 정이가 걱정이 돼서 만남을 가졌다. 나름 친구를 위한 마음이었고, 의리 있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돈을 빌려달라는 갑작스러운 친구의 요구에 상황이 되지 않아 그의 요구를 들어줄 상황이 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이럴 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정이는 랑이의 마음을 고마워해야 함에도 그런 것은 전혀 안중에도 없고 오히려 랑이를 원망한다. 그런데 랑이도 스스로의 마음을 정이에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를 평가절하하여 스스로의 가치를 낮추고 스스로를 비하하는 생각을 하였다.


 친구 가리는 랑이가 속도 상하고, 낮은 자존감으로 스스로를 비하하며 힘들어서 한 이야기에 친구 랑이의 속상한 마음을 공감하고, 힘이 되는 지지의 말을 해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랑이가 친구 정이에게 할 말도 제대로 못 했다는 식의 말투로 몰아세웠다. 랑이는 어제 정이에게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에 오늘 가리에게 털어놓았지만 또다시 튜브에게 자존심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살면서 누군가와 관계(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친구, 연인, 직장, 부부... 등등 어쨌든 모든 관계)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에는 타이밍을 놓쳐서, 윗사람이라서, 권위적인 언행에 눌려서,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몰라서, 말하고 후회할까 봐, 그냥 참아서... 등등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자신을 잘 표혀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인 것 같은가? 한 가지 발견한 것은 자존감이 높다는 것이다. 자존심과는 좀 다른 의미의 자존감 말이다. 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이나 말에 많이 연연하거나 휘둘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들은 필요하다고 여기고, 또는 해야겠다고 드는 생각은 상대가 누구이던지 간에 말이나 행동으로 적절하게 표현을 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내면이 자신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채워져 있어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에 비해 타인의 말에 상처나 분노감을 덜 느낀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들은 좀 더 안정적이고 평화로워 보이며 온화해 보이기도 하고 여유가 있어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거만하게 하느냐, 짜증내거나 소리 지르며 하느냐, 직설적인 표현으로 하느냐? 아니면 조심스럽게 상대를 배려해서 부드럽게 표현하느냐, 또는 은유적으로 표현을 하느냐? 등의 문제는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건강한 공감능력이 많은가 아니면 적거나 없는가'와 '건강한 자존감과 공감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느냐'의 문제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는 ‘건강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의미의 문제일 것 같다.

다음 이미지 활용

‘건강한 자존감’이라고 표현을 한 것은 좋은 인성을 바탕으로 한 자존감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존감이 지나쳐 나르시시즘적인 자기애나 자기도취적인 것도 아니고 고집스럽고 좋지 않은 자존심이 아닌 상태의 자존감을 표현하기 위하여 ‘건강한 자존감’이라고 표현을 한 것이다. 앞서 이야기하였듯 자존감이란 자기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기를 존중하고 사랑하기에 나에게 일어난 마음이나 생각을 신뢰하고, 내 마음이 억울하거나 상처받지 않도록 상대에게 나에게 일어난 마음과 생각을 건강하게 잘 표현하는 것이다. 때론 침묵이 더 좋은 상황이 될 수도 있지만 무조건 말을 줄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가능하고 필요한 상황에서는 나의 마음을 밝히는 것이 정서와 심리적 건강에 좋은 것이다.


 이런 자존감을 바탕으로 너를 초점으로 하는 것이 아닌 나를 초점으로 상황에 대한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식의 대화를 예를 들어 살펴보자


~ 평소의 상황에서

랑이 : 니는 말을 왜 '지랄하네.'라고 하는데. 와 진짜 짜증 난다. 니는 내 편이가 정이 편이가? 그리고 니는 평소에 뭐를 얼마나 그렇게 잘 하는데?


~ 나를 초점으로 상황에 대한 나의 감정을 표현한 예

랑이 : 나에게 가리가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니까 조금은 내 마음을 이해주 주는 것 같아서 고마운 마음이 들어. 근데 나에게 '지랄하네.'라는 표현을 쓰니까 왠지 내가 좀 속상하게 느껴져서 힘도 좀 빠지고 기분도 좋지 않네.


 두 경우 여러분이 가리라면 어떤 반응을 할 것 같은가? 첫 번째의 경우 랑이 편을 들어 준건데도 난리라며 아마도 함께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 그런데 두 번째의 경우라면 어떨 것 같은가?...

 

 건강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한 대화는 부모와 자녀 간, 부부간, 직장 동료 간, 친구 간... 등 어느 관계에서나 좀 더 좋은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상대가 기분 상하지 않게 알릴 수 있기도 하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당신은 어떠한가?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물음에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떠 오르셨다면 내 안의 건강한 자존감을 성장시키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자. 누구에게나 자존감은 자리하고 있다. 잘 발달시키고 자주 활용하여 평소 생활에 자연스럽게 발현되느냐? 아니면 자주 활용하지 않아 낯선, 그리고 아직 자라지 못한 미성숙한 자존감이냐? 의 차이일 뿐이다. 낯설다면 자주 사용하면 친해지고 편해진다. 미성숙했다면 성숙시키면 된다. 자존감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리하면 누구나 성장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 즉 ‘건강한 자존감’에서 소통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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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을 높이는 쉬운 몇 가지 방법들


* 아침마다 세안을 하고 나서 거울을 보고 스스로 암시를 하세요.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건강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다.’라고 말입니다.


* 실수도 할 수 있고, 실패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세요. 그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완벽주의가 되려는 마음은 자존감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작은 성공들에 감사하고, 작은 것들에 행복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짧게나마 매일의 메모장에 기록해 보고, 자주 보세요. 나도 모르는 사이 자존감과 행복감이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 작은 일에도 스스로에게 칭찬하는 것을 습관 들여 보세요.


*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고, 내 몸과 마음의 소리에 신경을 쓰세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남들에게 비칠 인생을 사는 사람보다 나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자존감이 높습니다.


*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세요. 모두가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나는 나입니다.'


*내가 나를 알도록 하세요. 내가 나를 모른다면 모래 위에 쌓아 놓은 성일 수 있습니다. 건강하고 진실된 자존감을 쌓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알도록 노력하세요.


다음 편에 ‘건강한 공감’을 올리겠습니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

스스로 자신을 존경하면 다른 사람도 그대를 존경할 것이다.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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