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서범 Nov 10. 2016

소통을 꽃피우다 # 22



 화가 폭발하여 누군가에게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있는 말, 없는 말을 다 하였다면 당신의 기분은 어떨까? 다 쏟아내고 큰 소리도 질렀으니 내 자존심이 기세 등등해지며 시원할까? 아니면 참으면 될 걸 또 욱하는 마음에 참지 못했다며 후회를 할까?


 화는 보통의 경우 대개 좋지 않게 본다. 그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계속 참았던 마음이 폭발하는 순간 그동안 쌓았던 관계나 많은 것들이 무너져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너무 무례하거나 경우 없는 상대에게, 또는 그 상황 만큼은 화를 안 내자니 바보 같은 생각이 들어 어찌할 바를 몰라 나만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으면서까지 무저건 참는 것도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럴 때 화가 났음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생각! 깊이 있게 해보신 적이 있는가? 현명한 화내는 방법이라고나 할까? 사람이 관계를 하고 살아가는 동안 전혀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끔은 화를 표현하되 현명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그 현명한 방법은 바로 폭발해 버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무조건 참는 것도 아니다. 평소보다 좀 더 단호하게 내가 화났음을 말로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어떤 것으로 화가 났고, 나의 기분은 어떻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모든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가능한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하게 화를 내는 방법이라고 본다.


 사실 '화남'이라는 것은 자기의 것이다. 생각해보면 똑같은 상황에서 어느 누군가는 화를 내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화를 내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네가 이러이러하니까 내가 화가 난다.'라는 논리로 화를 상대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상대의 잘못된 말이나 행동 또는 상황 때문에 화가 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화는 상대나 일어난 상황이나 일보다는 자기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차이가 더 클 때가 많다. 원효대사가 마신 물이 캄캄한 밤에는 그토록 시원했는데 아침에 해골이 담긴 것을 보고는 속이 역겨워 구토를 한 것도 모두 내가 마음으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했느냐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화?


1. 화를 내는 건 무조건 나쁘다.


 무조건은 아닌 것 같다. 화를 좋은 면으로 생각하면 상대의 진심을 알 수 있도록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연인 간, 친구 간, 가족 간... 등등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엔 상대방에 대해 가능하면 좋은 이야기들과 마음으로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하곤 한다. 그러나 화가 났을 땐 마음속에 있는 정화되지 않은 마음과 말들이 그대로 마구 쏟아져 나올 때가 많다. 이 이야기는 듣는 사람이 바로 그 상황에서는 좀 속상할 수 있지만 듣는 이에게 약이 되는 귀한 말이 될 수도 있다.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하는 상대방의 말에는 내가 미처 모르거나 알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았던 좋지 않은 나의 말과 행동의 습관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나를 좀 더 성장시킬 수 있는 말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화를 받아들이는 나의 생각을 바꾸면 화내는 상대가 너무도 고마울 수 있다. 목소리를 높여 화를 내는 상대에게 '어머, 정말 고마워. 00가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니 내가 몰랐던 내 모습을 알게 됐네. 이거 고마워서 그냥 있을 수가 있나. 갑시다. 내가 오늘 국밥 한 그릇 살게.'

라고 한다면 화를 내던 사람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지 않을까?


2. 화가 난 모습도 나의 한 모습이고, 그 모습 또한 나다.


 좋은 면도 나이고, 나쁜 면도 나이다. 사람들에게 좋은 면만 보이려고 하면 할수록 그것은 오히려 거짓의 모습에 점점 쌓여 가는 것일 수 있다. 나란 존재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추려고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존재가 아니다. 그런 모습은 웃고 있는 가면을 쓴 껍데기의 나일 수 있다. 나는 그저 나인 것이다. 좋을 땐 좋은 모습 그대로! 화가 났을 땐 화가 난 모습 그대로 말이다. 그렇다고 조금만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내 마음을 정화 없이 마구마구 화를 내라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좋은 모습도, 좋지 않은 모습도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너무 화가 나는 상황이나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현명하게 자신을 표현하라는 것이다.

네가 옳았다면 화낼 이유가 없고,
네가 틀렸다면 화낼 자격이 없다.
-간디-
매거진의 이전글 소통을 꽃피우다 # 2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