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저 오늘 이사 가요."
옆집에 사시던 분들이 인사를 한다.
"아 그래요.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정이 들었는데 아쉬워서 어떻게요."
"네 그러게요. 저도 아쉽네요. 다음에 또 뵐 날이 있지 않을까요. 하하하"
요즘 많은 사람들이 집을 나서다가 이웃 사람의 얼굴을 마주쳐도 인사를 안 하고 바쁘게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대개의 경우 이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내가 먼저 인사를 하곤 한다. 그래서 이사를 가는 이웃도 그렇게 잦은 인사를 나눈 사이는 아니었지만 나를 보고는 먼저 이사를 간다며 말을 건넸을 것이다.
이웃이 이사를 간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간다며 인사를 건네는 따뜻함이 전해져서인지 마음은 훈훈했다.
문득 작년 우리가 이사를 했던 날이 떠올랐다. 떡과 귤을 조금씩 담아 주변의 이웃들에게 인사를 했었다. 집집마다 찾아갈 때면 요즘 누가 이런 걸 챙기냐며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하던 이웃들의 얼굴이 기억이 났다.
누가 이사를 오는지, 누가 이사를 가는지도 모를 만큼 단절되고 바쁜 생활 속에서 생각과 마음을 열어 먼저 인사 한 번 하며 웃음 지어보면 어떨까? 그런 작은 나눔이 사람 사는 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