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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팡 Feb 10. 2022

[IT린이] 네이버는 왜 CJ와 손 잡았을까?

양 사 6000억원대의 지분교환, 콘텐츠 및 물류 파트너십 강화

  지난 해 4분기 네이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말 그대로 폭.풍.성.장.이다. K-IFRS 연결기준 2021년 4분기 매출 1조 9277억원, 영업이익 3512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연간 매출과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6조 8176억원과 1조 32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기존의 서치플랫폼 사업에서 벗어나 커머스·핀테크·콘텐츠 등의 신사업을 확장해나가는 해였던 만큼, 신사업 연매출 또한 최초로 전체 대비 50%를 넘었다.

  이처럼 네이버는 그동안의 거대한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꾸준히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중인데, 이 과정에서 CJ그룹과의 파트너십에 눈길이 간다. 파트너십 주체가 계열사가 아니라 그룹 대 그룹이라는 말이다. 2020년 10월 말, 양사는 6000억 원의 지분 교환을 합의했다. 네이버는 이로써 CJ대한통운 주식 약 3000억원어치(179만1044주)와 CJ ENM 주식 1500억원어치(109만5690주), CJ ENM 계열사인 스튜디오드래곤 주식 1500억원어치(187만7345주)를 취득했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주식 3000억원어치(104만7120주)를 취득했으며,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도 네이버 지분을 각각 0.32%씩 보유하게 됐다. 뭐가 어떻게 Win-Win인지가 너무 궁금해져 글을 써보려고 한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의 창구


  2021년 1월에는 네이버가 CJ ENM에서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OTT  '티빙'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올해 내달 3월에는 'K콘텐츠펀드'의 조성 계획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티빙 구독을 하려면 네이버플러스멤버십을 추천 많이 하던데, 다 이유가 있었다! ) 그 해 10월에는 티빙과 네이버가 손을 잡고 일본, 대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정확히는 네이버 주식회사의 일본 법인인 라인과 함께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D2C(기업-소비자 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K콘텐츠 열풍을 선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는 "라인의 글로벌 사업 역량과 강력한 K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티빙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합한다면, 양사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OTT 플랫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네이버는 자회사 웹툰,엔터가 보유한 웹소설,웹툰의 IP뿐만 아니라 지난해 북미 1위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통해서 IP 사업 확대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한국, 미국, 중국, 일본으로의 투자 및 진출도 예고한 상황이다. 이는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OTT 성공의 핵심인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의 창구를 얻은 것을 의미하며, 네이버는 IP의 영상화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또한 의미한다. (웹툰이 영화화나 드라마화가 되었을 때, 이미 탄탄한 스토리는 물론이고 원작 팬들을 흡수한 채로 콘텐츠가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수익성을 의미한다.)

물류센터와 물류 고도화 시스템의 결합
출처: CJ 대한통운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20년 4월 CJ대한통운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개시했고, 네이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이후 사업 개진에 속도가 붙은 셈이다. 풀필먼트는 복잡한 물류 과정을 단순화 한 것이 특징이다. 풀필먼트 판매자의 제품이 미리 물류사의 물류창고에 입고되어 있기에, 물류사가 그 자리에서 제품 선별부터 배송까지의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기에 배송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쿠팡 당일 배송이 가능한 이유이다!) 2021년 6월, 양사는 곤지암에 이어 군포와 용인에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했으며 AI 물류 실험을 시작했다. 이미 곤지암 물류센터에 적용된 '네이버 클로바 포캐스트'를 군포와 용인에도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주문량을 예측하여 물류센터의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돕는다.

  이커머스 후발주자인 네이버는 자체 물류시스템이 부재했고, CJ는 풀필먼트 사업 대한 전폭적인 투자 및 고객사 확보가 중요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와 같은 빠른배송 시스템을 갖춘 물류 회사와의 경쟁을 위해서도 피할 수 없는 혁신이기도 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46만명의 셀러가 잠재고객이 되고, 그들이 담당하는 엄청난 물량을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CJ대한통운 모두 각각의 사업 안정화에 보탬이 된 셈이다.

  이렇게 보면 네이버와 CJ는 혈맹을 맺은 것 같다. 각 사가 보유한 역량은 다르지만, 상호보완적으로 각자의 부족하거나 우수한 부분을 보완해주어 파트너십이 필수불가결해 보인다. 그 시너지 효과가 앞으로 국내외 산업에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는 오늘이다. 네이버와 CJ의 혈맹은 전략적 파트너십의 모범 사례로 언급될 수 있을만큼, 전형적인 Win-Win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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