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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 Oct 04. 2023

불가능한 탈원전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근황과 바람.



최근 다시 유럽의 병자가 된 독일, 탈원전을 철회하는 유럽 국가들과 대한민국, 

유가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문제, 탄소 중립과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문제가 화제입니다.

모두 원자력 에너지와 연관되어있는 뉴스들이라 생각됩니다.


과연 독일의 문제는 무엇이며 우리나라와 닮은 점은 무엇인지,

탄소중립을 위한 해결책이 어째서 원자력 에너지인지, 

신재생 에너지로 달성할 수는 없는지 알아봅시다.   




세계적인 친원전 바람


https://www.yna.co.kr/view/AKR20230921196800109?input=1195m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불어온 탈원전의 바람은 전세계에 퍼져나갔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이탈리아는 세계 1호 탈원전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유럽이 에너지 수급의 어려움을 겪고 

기록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을 경험하자

이탈리아 정부 및 각 부처의 장관들은 원전 재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https://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3091502100158063001&ref=naver



독일은 유럽의 제조업 강자이자, 세계에서 4번째, 유럽에서 첫번째 규모의 경제를 가진 경제대국이다.

메르켈 전 총리는 친러, 친중 정책을 펼치며 러시아로부터 값싼 가격에 가스를 공급받아 전기를 생산하고, 남는 가스와 전기를 팔았다.

값싼 전기로 제조업을 부흥시켜 고부가가치 제품들을 중국에 수출했다.

그렇게 일군 경제성장이 전쟁으로 인한 가스 차단,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비싸진 전기요금으로 위기에 빠졌다.

경제성장의 전제조건이 무너진 것이다.



최근 전력 순수입량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였는데, 

그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국가는 프랑스로, 최근 원전 가동을 확대한 나라다.

독일의 2분기 전력 순수입량은, 독일의 마지막 원전 3곳의 발전용량과 동일하다.

독일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월 대비 올해 6월 약 44% 올랐다. (한국은 약 40%)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2020 주요국 에너지믹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탈원전 이후 탄소 배출이 가장 심한 석탄에너지 발전 비율은 증가세다.

신재생에너지는 날씨에 의존하는 등 변수가 많아 전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에

석탄 화력 발전소로 부족한 전기를 공급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석탄 화력 발전소로 공급한 에너지는 2023년 23%에서 27%로 상승했다.

반면 원전으로 전력의 66.5%를 생산하는 프랑스의 석탄 발전 비중은 1%에 불과하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독일 7억 7100만톤에 비교해 프랑스는 그 절반도 배출하지 않는다.



또 다른 제조업 중심의 국가 대한민국의 상황도 독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전 발전 비중이 줄어들었고, 석탄 발전 비중은 36%에 이르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지만,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한자리수에 불과해 중국보다 낮은 수치다.


높아지는 전기요금은 제조업에 치명적이다.

우리나라 산업통산자원부 방문규 장관이 말했듯이 한전 적자의 큰 부분을 탈원전이 차지한다.

대한민국도 2022년 ~ 2023년 6월까지 독일과 비슷한 인상폭인 약 40%의 전기요금 인상이 있었다.



하지만 높아지는 유가와 깊어지는 적자 폭에 추가 인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원전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발전 효율이 높아 값싼 전기요금을 유지시켜준다.

왜 탈원전 이데올로기가 주류로 떠올랐는가?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자.



참고한 보고서 : https://www.etrans.or.kr/board/energy_mix_infograph.pdf 





탈원전 주장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장은 ‘안전’ 문제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듣고 본 사람들은 동일한 원전 사고가 또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한다.

원자로가 폭발하면 수많은 방사성 물질이 불길과 함께 대기로 치솟으며 인근 사람들이 그 방사선에 노출된다.

방사선은 암의 발병 확률을 높이며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방사능 폐기물 또한 문제다.

원전에서 우라늄을 이용해 발전하고 난 후에 발생하는 방사능 폐기물은 현재 원전 안에 자체 보관되고 있다.

혹시 이것이 누출되거나 폭발에 휩쓸리면 더 큰 인명 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또 방사성 물질이 강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킬수도 있지 않은가!



심지어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무기인 원자폭탄과 사용하는 재료가 같지 않은가.

원자력 발전을 위장해 핵폭탄 연구를 하는 테러 집단이 있을지도 모르며,

발전소의 우라늄이 폭발할 시, 그것이 바로 핵폭탄이 터지는 것과 같은 것 아닌가?

원자력 발전소는 핵무기와 동일 선상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한번쯤 들어봤을 탈원전을 해야만하는 근거들이다.   




우리나라가 탈원전 정책을 지속했을 때 나타났을 결과다. 





원자력 에너지의 진실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인 체르노빌 사고에 대한 진실은 이렇다.


2017년 유엔은 방사능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5000명이라고 발표했다.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에 노출되면 갑상선암이 발병할 수 있다.

하지만 갑상선암 사망률은 1%에 불과하고, 

제거 수술을 받고 가격이 매우 낮은 호르몬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생명에 지장이 없다.



갑상선암이 아니라 다른 암이 발병할수도 있는 것 아닌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두 국가 주민은 그 사고로 암 사망 기대치는 0.6% 높아졌다.

자연방사능보다 아주 미세하게 높은 수준의 방사능에 노출되었던 것이다.

그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장되었다. 



게다가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하는 수치는 ‘문턱값 없는 선형 모델’을 전제한다.

이 말은 ‘어느 정도 수준 아래라면 인체에 무해함’을 인정하지 않는 통계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구상에 모든 인간은 지금도 자연 방사능에 노출되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후쿠시마에서도 누출된 방사능에 노출되어 죽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들이 노출된 방사선의 양은 암을 일으킬 수준에 전혀 못 미쳤기 때문이다.

사고발생 이후에도 후쿠시마는 미국의 콜로라도보다 방사능 수치가 낮은 방사능 청정 지역이다.



오히려 문제는 후쿠시마 등의 지역을 ‘오염된 지역’이라 낙인찍는 것이다.

그러한 낙인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실제로 건강에 문제가 없었으나

10만명 이상의 임산부가 임신 중절을 택했고, 15만명이 고향을 떠났으며

화석연료 사용을 늘려 전력 가격이 상승하고, 1280여명이 추위에 죽고

불필요한 피난으로 1600여명이 죽고, 

화석연료 발전으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매년 4000여명이 죽었다고 과학자들은 추산한다.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벌어진다 해도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미세 물질의 양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코카콜라 캔 하나 분량의 우라늄으로 한 사람이 평생 펑펑 쓰고 남을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방사능 폐기물 때문에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일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없다.

현존하는 전력 생산 방식 중 유일하게 배출되는 폐기물을 전량 밀폐해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발전 방식이 원자력이다.

다른 모든 방식은 폐기물을 자연환경에 배출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나온 모든 방사능 폐기물을 모두 합쳐도 미식축구장 넓이에 22m가 안되는 높이의 단일한 공간에 보관할 수 있다.

비행기가 방사능 폐기물 저장 용기를 들이받는다 하더라도 시멘트와 강철로 봉인된 저장 용기는 아무 타격을 입지 않으며, 설령 연료봉이 노출된다 하더라도 대응하기 위한 인원이 24시간 현장을 지키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자리를 신재생 에너지가 대체한다?

에너지 밀도 상 불가능한 말이다. 화석 연료 발전소가 반드시 필요해진다.

독일이 현재 그런 상황에 처해있지 않은가.


탈원전의 대가로 늘어나고 있는 석탄 화력 발전량 증가는 모두가 잘 알듯이 대기오염을 일으킨다. 

그 오염은 수백만명의 건강을 해치고 수명을 단축시킨다.

원자력 발전소를 지었다면 발생할 일이 없었던 손실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원전 발전 비중이 높은 프랑스는 탈원전을 지향하는 독일에 비해 전력 생산 비용은 절반이며, 탄소폐기물은 독일의 10분의 1수준에 머물고 있다.

독일이 수백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태양광이나 풍력같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에 투입했는데도 말이다.


원자력 발전과 원자폭탄은 질적으로 다르다.

우라늄의 농축 정도가 다르고 그것은 엄격하게 통제되기 때문에 원자력 에너지를 폭탄과 동일시하는 태도는 버려야한다.





그런 프레임은 탈원전을 지지하는 단체들이 만들어낸 공포 마케팅에 불과하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모든 과학자들이 동의하는 내용이다.




원서 제목은 Apocalypse Never. 즉, 멸종은 없다. 



위에 설명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진실 파트의 모든 내용은 나의 의견이 아니라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마이클 셸런버거

라는 책에서 인용한 것이며, 작가는 30년 넘게 환경운동가로 세계에서 활동하며, 2008년 타임지에서 환경 영웅으로 선정되고 세계 정부에 환경 정책 자문을 제공하는 환경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명이다.

모두 과학적 근거가 있는 논문과 보고서에 출처를 두고 있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싶다면 위의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신재생에너지의 물리적인 한계



풍력 발전소가 천연가스 발전소를 대체하려면 450배나 많은 땅이 필요하다.

그 땅에 세워진 풍력 발전소는 철새의 이동경로에도 세워져 수많은 멸종위기 조류를 위험에 빠뜨린다.

신재생에너지 100%를 향해 달리는 독일은 우-러 전쟁 전에도 한국보다 요금이 3배 비쌌으며, 

전쟁으로 인해 가스 공급이 줄어들자 요금이 한 때 14배나 뛰는 등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었다.



태양광 패널이 아무리 발전해도 1제곱미터당 50와트 이상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 (물리적 한계)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소의 에너지 밀도는 1제곱미터당 2000~6000와트 사이를 오간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때는 원자력 발전소에 비해 시멘트, 유리, 콘크리트, 강철 등의 자원을 16배 많이 소비하며 300배 많은 폐기물을 만들어 낸다.


지금 미국에서 소비되는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 에너지원에서 생산한다면 미국 전체 국토의 25~50%를 에너지 생산에만 써야한다. 

반면 지금은 0.5%의 국토만 사용하면서 미국 전역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날씨에 따라 간헐적인 전기를 생산한다. 

그렇기에 만약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비중이 늘어나면 동시에 간헐적인 공급을 일정하게 만들기 위한 천연가스 발전소가 건설될 것이다. (석탄 화력 발전소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지구의 많은 부분을 태양광 설비와 풍차로 뒤덮을 순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태양광 발전소는 그늘에 민감하고, 우리들은 풍력 발전소의 소음에 민감하다. 

집 옆에 아주 시끄러운 바람 소리를 내는 아파트 25층짜리 높이의 구조물이 들어서는 걸 찬성할 사람이 있는가?




롯데월드의 자이로드롭 높이가 약 70m 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가지고있는 나라다.

최근 원전을 수주하고 전세계적으로 친원전 바람이 불고있는 것이 다행이자, 기회라 생각한다.


기술은 그 스스로 진보하지 않는다.


수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 정책담당자와 국민들의 관심, 투입되는 자본이 없다면 기술은 정체는 커녕 퇴보할지도 모른다.

원전 건설 기술도 마찬가지다.

많이 짓고 관심도가 높아야 기술이 유지 혹은 발전되고, 경쟁력을 가진다.


사실상 탄소 중립의 유일한 해결책인 원자력 에너지가 하루빨리 그 오해를 벗어나길 바란다. 

동시에 원자력으로의 전환에 우리나라가 앞장 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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