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관문_여행 코스 짜기 1
비행기표를 구입하고, 한동안은 좀 멍하니 있었다. 여행상품을 그냥 할까? 내가 자유여행이 가능할까?
영어라도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니고, 번역앱 쓰면 된다지만, 막상 여러 생각이 들었다
친오빠가 여행업에 오래 있었는데, 네이버 여행 카페에서 찾아보라고 했다. 여러 정보가 가득했지만, 어떤 순서로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 난 아날로그 스타일
일단 여행 책을 샀다
아주 기본적인 것을 확인하고 날짜별 경로를 짰다 어차피 애들 체력에 어디를 많이도 못 가니, 하루에 딱 3군데만 가자. 오전에 나갔다 다시 돌아와 쉬고 오후에 나갔다 다시 쉬고 저녁에 잠깐 또 나가자.
애들이랑 책 보며 어디 가보고 싶은지 찾아보라고 했다. 책을 들썩이며 몇 개 골랐다. 사춘기 온 딸과 아직 뭐가 뭔지 모르는 1학년은 딱 그 정도였다 여행에 대한 관심도 금세 사라졌다.
살짝 가는 게 맞나 싶었지만 이번 기회 아니면 애들 다 키울 때까지 없을 것 같았다.
온전한 나의 몫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그럴수록 더 찾아봤다.
여행책은 기본서 같았다.
여행카페글들은 참고서적이었고.
구글맵은 교과서였다
구글맵을 샅샅이 보면서, 평점 좋은 호텔에 후기를 읽어보았다. 그 호텔을 다시 카페글에서 검색해 보고 판단했다. 호텔 위치에 대한 지리적 정보는 여행책에서 다시 확인했다
영국 컬럼비아 호텔은 그리 선택했다 아주 흔히 가는 곳은 아닌 곳 같았다. 100년 된 호텔. 영국식 조식제공. 무엇보다 앞에 산책할 가든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히드로 익스프레스를 타고 바로 내리는 패딩턴역 근처였다.
비행기가 저녁에 도착했다. 짐 찾고 나와서 낯선 곳 밤거리를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 어찌나 부담되던지.
하지만 일단 영국 여름은 9시여도 밝다. 초저녁 같다 패딩턴역 주변은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기자기한 식당과 여유로운 분위기. 귀여운 우버 택시. 빨간 2층버스. 영국의 첫 느낌으로는 딱 좋았다 앞에 가는 사람의 무지막지한 담배연기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