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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림 Dec 24. 2021

기도한 대로

가장 친한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다.

"나 교회에 갔다 왔어."

쿵쾅대는 마음을 붙잡고 바로 전화를 걸어 친구의 이야기를 쭉 들었다.

서울에서 혼자 사업을 준비하며 끝없는 두려움과 걱정으로 힘들고 우울한 시기를 보내던 중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을 통해 복음을 듣게 되었단다. 그리고 교회에 나가게 되었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했다.

중학교 때 처음 만난 우리. 지금까지 17년 동안 서로의 즐거운 일, 슬픈 일도 함께한 우리. 그 시간들 속에서 나를 따라 교회에 가본 적도 있고 말씀도 듣긴 했지만 마음을 열지 않았던 친구.

나는 그냥 기도했다. 매일 큐티를 할 때마다, 생각날 때마다, 친구가 힘들어할 때마다 기도했다. 기도한 후에 카톡을 보냈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통화를 했다. 친구가 서울에서 우리 집에 내려올 때마다 기도하며 친구 맞을 준비를 했고, 기도하며 음식을 만들었고, 기도하며 대접했고, 기도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냥 그게 다였다.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었다. 너를 위해 늘 기도한다고 말했으니 진짜로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내 말은 아무리 좋은 말이어도 아무런 힘이 없다. 하지만 하나님 말씀은 능력이다. 진짜 힘이다. 하나님은 살아계시니 내 기도를 듣고 계시고 언젠가 나의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고 믿었다.

내가 친구를 위해 기도한 내용은 이런 것이다.

하나님. 오늘도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께서 친구를 만나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만나는 사람을 통해서, 자연 만물을 통해서, 무엇을 통해서든 하나님을 알게 되기를 원합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바른 신앙을 가진 믿음의 동역자들을 붙여주시고 바른 교회로 인도해주세요. 지난 상처와 아픔들, 하나님 사랑 한 방이면 다 씻겨 내려갈 줄 믿습니다. 치료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하나님의 그 크고 따뜻한 사랑으로 평안을 누리는 인생 되도록 변화시켜주세요.

예수님을 만난 친구의 말을 들으며 내가 계속 고백한 것은 하나님은 정말로 살아계시며 기도한 대로 응답해주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친구는 이렇게 내게 고백했다.

"하나님이 정말 있다고 믿어져. 예전에는 믿기지 않았던 것이 믿어지고 마음이 너무 편안해. 새로운 삶을 사는 것 같아. 너를 하나님이 만나게 해 주셨고 너 덕분에 하나님을 만나게 된 것 같아. 너무 고마워."

우리는 전화기 너머로 같이 울었다. 행복하고 신기하고 감사해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일 년에 한두 번 볼까 말까 한 우리 사이에도, 코로나 시국에도 하나님은 일하시고 구원의 역사를 이어가시는 분이다.

이제는 친구랑 하나님 이야기로 한 시간 넘게 통화를 한다. 친구에게 마음껏 하나님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궁금한 것이 많은 친구의 질문들이 나를 더 기도하는 자리로, 말씀의 자리로 나아가게 한다. 내가 더 바르게 잘 믿고 제대로 믿어서 끝까지 믿음의 동역자로 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내가 기도한 대로 다 들어주셨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가 바른 믿음을 가진 동역자를 만나 좋은 교회로 가게 되었고 지난 상처와 아픔, 불안했던 마음들이 하나님 사랑으로 평안해졌다.

내가 한 것이 아니다. 기도하게 도우신 이도 하나님이요 하나님의 때에 친구를 만나주신 것, 이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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