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하리는 나에게 별과 같은 존재다. 존재 자체로 반짝반짝 빛나고 그 빛이 내 삶까지 환하게 비춰준다. 오늘 하리가 내게 보여준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아이들은 별이라고.
나에겐 그 어느 작품보다 감동적이고 환상적인 그림이다. 평소 분홍색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어쩐 일로 검은색이 가득하다. 왜 하늘이 까만색이냐고 물었다.
"아~ 엄마랑 나랑 밤에 산책하는 거야. 이건 별이야."
"이거 동그란 거? 달 아니야?"
"별이야. 별을 잘 못 그려서 동그랗게 그렸어."(정말 너무 귀여운 말 아닌가. 뾰족뾰족한 별모양을 그리는 것이 어려워서 그냥 동그랗게 그리고선 별이라고 말하는 저 솔직한 답변에 심장이 흘러내린다.)
"맞아. 별도 엄마가 볼 땐 동그랗게 보여. 진짜 너무너무 예쁜 그림이다."
하리가 유치원 같은 반 친구가 미술학원에 다닌다고 자기도 보내달라고 말했었다. 고민해 보겠다고만 답하고 바로 미술학원을 알아보거나 어떤 행동을 취하진 않았다.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이 생기면 도움을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배워서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직접 경험한 것을 다시 떠올리면서, 잘 그리지 못해도 자기 방식으로 표현해 내는 지금 하리 그림체 그대로가 너무나 좋기 때문이다. 하리의 그림을 보면서 깨닫는다. 글도 이렇게 써야겠구나, 삶도 이렇게 살아야겠구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