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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위한 마음가짐 - 쓴 피드백을 다루는 방법

경험을 통한 깨달음 02

by 생각하는 디자이너


쓴 피드백이 나를 성장시킨다



대학생이 되기 전 나는 칭찬을 주로 들으며 자랐다(어쩌면 쓴소리는 듣고 흘려버려서 기억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흔히들 말하는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모난 행동 하지 않는 모범생이었다. 이러한 상태로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1, 2학년의 대학교 생활은 중, 고등학교에서의 생활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교수님들에게 쓴소리를 안 듣기 위해 과제를 열심히 해가고 쓴소리를 잘하시는 교수님의 수업을 피해 들으며 살아갔다.



하지만 3학년이 되고 본격적으로 전공 수업이 진행되면서 열심히 해도 부족한 나의 모습들이 보였다. 내가 생각했던 나의 부족한 모습은 교수님도 똑같이 느끼셨는지 나의 약점은 곧바로 피드백으로 돌아왔다. 나는 GUI와 같은 비주얼 작업에 취약했고 교수님은 곧바로 “수아야, 너의 작업물은 너무 엣지가 없고 투박해, 비주얼 작업을 잘 못하는구나” 라며 피드백해주셨다. 이 말을 들은 나는 처음 듣는 사실적이고 쓴 피드백에 충격을 받았다. 너무 나의 약점을 꼬집어서 적나라하게 얘기를 해주셔서 그런지 나는 그 순간 이 피드백을 믿고 싶지 않았고 반론하고 싶었다.


그 당시 나는 쓴 피드백에 대해 본능적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이다.


나는 혼자 구시렁대었다. “어느 부분이 엣지가 없다는 거지, 어디가 투박하다는 거지, 나 열심히 그렸는데 저번에는 별말씀 없으셨는데 왜 갑자기 그러시지…” 정말 쓸데없는 궁시렁이었다. 나는 수업이 끝난 뒤,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고 다시 피드백을 곱씹어 보았다. 그 순간 내가 그 피드백에 대해 왜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는지, 그 순간 내가 가져야 할 태도가 무엇인 지에 대해 깨달았다.



내가 쓴 피드백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가졌던 것은 기분 나쁜 피드백에 대한 부족한 경험, 나의 약점들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와 나의 약점을 타인이 알았을 때에 느끼는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이런 경험이 부족해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조차 몰랐다. 또한 '실수는 나쁜 것이고 부끄러운 거야'라는 은연 중의 인식 때문에 나는 쓴 피드백을 피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쓴 피드백을 피하거나 방어적인 태도로 대하는 것은 나 자신을 직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바보 같은 행동이라는 것을 알았다. 기분 나쁜 피드백은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왜 이런 피드백이 돌아왔는지,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 지, 내가 어떠한 점들을 더 보완해야지 등 쓴 피드백을 통해 나 자신에게 다양한 질문들을 던질 수 있다. 이러한 질문들은 나를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며 나의 부족한 점들을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즉, 나의 실수와 약점을 숨기려 할수록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모든 피드백이 다 맞고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의 주관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고 이와 다르다 생각이 들면 그 피드백에 대해 더 상세히 여쭤보며 나 나름대로 해석을 해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



피드백에 대한 생각 정리를 한 후, 다음 피드백 시간이 되었고 교수님은 또 다른 뼈 있는 피드백을 해주셨다. 이번엔 나는 피드백에 대해 더 자세히 여쭤보며 나의 약점을 인정하고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 지에 대해 다시 여쭤보았다. 교수님은 이런 나의 노력을 알아보셨는지 더 열심히 그 방법들과 보완해야 할 점들을 이야기해 주셨다.

나는 이전과 달리, 더 성장할 수 있고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에 너무 좋았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나는 ‘나의 약점과 실수들을 인정하고 보완해야 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 깨달음은 현재까지도 나를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삶에 대한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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