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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얼리 브랜드가 코로나를 극복하는 방법

각자의 자리에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다


글로벌 분석가

UNITED KINGDOM


Hello!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강민지 특파원이 취재한 코로나 19사태를 이겨내고자 노력하는 영국의 주얼리 브랜드에 대해서 살펴보자!

WJRC 글로벌 분석가 <영국> 5월호


코로나19가 바꾼 영국의 일상
캠페인을 통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다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 수가 지난 6일 3만 명을 넘어서며 유럽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영국인들은 각자 다양한 방법으로 영국 국민보건 서비스(NHS)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기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NHS는 코로나19 확산을 멈추기 위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SHN’로고를 선보였는데, ‘NHS’의 로고를 반대로 뒤집은 것으로 ‘Stay Home Now(지금은 집에 머무르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양한 곳에서 이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주얼리 업계 또한 앞다투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달 리포트는 코로나19 확산을 멈추기 위해, 혹은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들을 소개하기로 하겠다.


주얼리의 대가들 선한 영향력에 앞장서다

불가리 (Bvlgari)



보석업계의 기부와 캠페인은 몬클레어,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라다 같은 패션업계보다 출발점이 조금 느렸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 라는 말처럼, 자선 기부 행렬은 국제적인 주얼리 브랜드에서 더 확장되어 현지의 소규모 주얼리 브랜드들까지 함께 하고 있다.


불가리는 1884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주얼리 브랜드다. 1970년까지는 보석을 다루던 회사였지만 오늘날에는 시계, 향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한 국제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불가리의 주얼리는 그 형태와 구조가 건축학적인 미를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로마의 문화와 건축물에서 디자인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건축학적 구조와 선명한 보석의 색감이 특징이다.


보석 업계 중 기부 행렬의 첫 시작은 불가리(Bvlgari)였다. 3월 말 불가리는 장기 향수 제조 파트너인 ICR과 함께 이탈리아 전역의 의료 시설에 배포될 수십만 병의 손 세정 젤을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프랑스 전역의 병원에 배포될 손 세정제를 생산하기 위해 자사의 화장품 공장을 사용하고 있는 LVMH그룹의 행보와 같다.

 
 4월 23일 불가리는 제조공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 국민 보건 서비스에 의료용 손 세정제를 기부할 계획을 밝혔다. 첫 물량이였던 75ml병에 담긴 의료용 손 세정제 16만 개는 5월 초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료용 손 세정제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인 롬바르디에서 계속 일하겠다고 자원한 50명의 불가리 직원들이 만든 것이다. [1]


드비어스 (De Beers)



다이아몬드 원석, 산업용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 주얼리 등을 생산-판매하는 드비어스(De Beers)는 영국의 대표적인 주얼리 브랜드다. 이 브랜드는 전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 시장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드비어스 그룹(De Beers Group)으로 성장할 만큼 주얼리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2011년 드비어스 연합 광산 회사는 사명을 드비어스 그룹으로 변경하고, 사업 핵심 키워드를 ‘패션, 아프리카, 다이아몬드’로 새롭게 재정비 했다. 나아가 LVMH그룹과 함께 드비어스 주얼리 브랜드를 런칭해 소비자 시장에 뛰어들어 그들만의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컬렉션은 브라이덜 컬렉션이며, 훌륭한 공예 기교와 마감으로 주얼리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드비어스 그룹의 대표 브루스 클리버는 

“우리는 보츠와나와 나미비아의 국민들과 수십 년에 걸친 오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 위기의 순간에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드비어스 그룹은 이들과 함께 회복과 갱신의 길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2] 라고 말했다.


4월 7일 드비어스 그룹은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국 중 하나인 보츠와나와 나미비아 전역의 비상 근무자와 의료전문가들을 돕기 위해 250만 달러(한화 약 30억 8,350만 원)를 기부했다. 그들의 사업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인 ‘아프리카'가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행보였다.


그라프 (Graff)



영국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Graff)는 지난 4월 9일 이 브랜드가 후원하는 자선단체인 그라프재단의 이름으로 세계보건기구에 코로나-19 연대대응기금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 3,300만 원)를 기부했다. 


그라프는 기타 잡화도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닌 오로지 보석에만 집중하는 브랜드로, 기본 재료가 되는 원석 채굴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다 자체적으로 소화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또한 같은 디자인이 없는 것도 그들의 철학 중 하나로, 소비자의 개성을 반영해 디자인한다고 알려져 있다. 


독창적인 세공 기술을 자랑하며 ‘그라프 비너스’ 라는 명작을 탄생시켰다. 총 18개월이 걸린 119.78캐럿의 무색의 가장 투명한 다이아몬드는 그라프의 장인정신으로 이뤄낸 성과다. 


아스프리 (Asprey)



아스프리(Asprey)는 케임브리지 공작이 후원하는 재난 자선단체인 국립 비상 재난사태 단체(National Emergency Trust)에 자사의 황갈색 은과 아메티스트 167 펜던트로 얻은 수익의 100%를 기부하고 있다. 간단한 버튼을 떠올리고, 아스프리 본사가 있는 본드가 주소를 참고해 이름을 붙인 이 펜던트는 뒷면에 자선단체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1781년 윌리엄 아스프리(Wiliam Asprey)가 설립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국의 럭셔리 브랜드 아스프리(Asprey). 아스프리는 1862년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최초로 왕실 보증서(Royal Warrant)를 수여받은 케이스를 전문적으로 만들던 회사였다. 그리고 200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치며 영국을 대표하는 주얼리 브랜드이자 럭셔리 제품 회사로 거듭났다.


아스프리는 파인 주얼리뿐 아니라 시계, 가죽제품, 실버 웨어, 도자기, 희귀도서와 맞춤 서비스로 유명하다. 각 분야의 전문 디자이너들은 아스프리의 깊은 역사를 가진 스타일과 최상급 재료를 이용해 브랜드의 독보적인 행보를 가능하게 했다.


아스프리는 수십 년 동안 꽃을 전통적인 주얼리 모티프로 삼아 컬렉션을 만들어 왔다. 2012년부터 영국 주얼리 디자이너 숀 린(Shaun Leane)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스타일과는 차별화된 작업을 시도했다. 숲속에서 발견하는 열매들과 잎사귀들에 영감을 얻어 아스프리의 전통적인 디자인에 현대적인 감성을 입히며 다양한 유색석을 통해 싱그러움을 부각시켰다.  


테오 페넬(Theo Fennell)



런던에서 활동하는 영국의 보석 디자이너 테오 페넬(Theo Fennell)은 동화 같은 이야기를 주얼리를 통해 풀어내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패션 사진작가, 팀 워커(Tim Walker)의 작품들이 떠오르게 될 정도. 오픈 반지(Opening Ring) 컬렉션은 반지의 큐빅 부분이 뚜껑처럼 열리며 마치 아주 작은 세계를 들여다보는 착각을 하게 한다.


테오 페넬은 에메랄드 반지, 자수정 팔찌, 코브라 귀걸이 등 독특한 작품 5점을 선보이며 4월 6일부터 7일간의 경매를 진행했다. 경매 수익의 15%인 약 5천 파운드(한화 약 746만 1,500원)는 켄싱턴과 첼시 재단의 코로나19 재난기금으로 기부되었다. 


‘이 무시무시한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가 런던 한복판에서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동안, 비범한 사람들은 놀라운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 단체는 켄싱턴과 첼시 재단이죠. 그들은 정말 도움이 필요한 노약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첼시(Chelsea)는 40년 동안 우리 회사의 본거지였기 때문에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옳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이 경매가 이 시기에 작은 즐거움이 되길 바라며 우리 지역의 영웅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를 바랍니다.’ - 테오 페넬  [4]


스티븐 웹스터(Stephen Webster)



스티븐 웹스터(Stephen Webster)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고립되는 동안 정신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영국의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모든 판매 수익의 10%를 정신 건강 자선단체인 마인드(Mind)에 기부하고 있다. 이 단체는 정신 건강에 대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방법과 지원을 제공하는 자선단체다. 풍부한 온라인 정보, 인스턴트 메시지 통신 및 전화 안내선을 갖추고 있어 봉쇄조치로 고립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명백한 불안함과 더불어 포괄적인 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동물인 우리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 모두에게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특히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조치로 고립상태에 있는 것은 가장 두려운 상황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중요한 자선단체를 지원하게 되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힘을 합치면 이 일을 해낼 수 있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 스티븐 웹스터 [5]


스티븐 웹스터는 전통적인 주얼리 디자인에 그가 좋아하는 록 음악, 스트리트 스타일, 패션 등을 혼합해 디자인하는 작업 방식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다. 그의 도전적인 스타일에 세계적인 스타들이 열광하고 있다. 마돈나의 결혼반지를 디자인하며 그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인정받기 시작했다. 화려한 색감과 도전적인 스타일로 제작된 주얼리는 당시 전통을 중시하던 영국인들에게 선호 받지 못해 미국 시장으로 진출한 경력이 있다. 


로켓(Loquet)



로켓 런던은 다양한 모양의 로켓(locket)안에 여러 참(Charm)들을 넣어 나만의 주얼리를 만들 수 있는 브랜드로, 이전 리포트에서 소개했던 모니카 비나더와 비슷한 참(Charm) 장신구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브랜드다. 사진이나 기념품을 넣어 목걸이에 다는 장신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아기자기한 감성을 더했다. 


로켓은 18ct 골드, 핑크 투르말린, 다이아몬드로 ‘집은 마음이 있는 곳’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수입의 50%를 NHS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음식과 장비를 제공하는 코로나-19 긴급 지원자금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두비니(Dubini)



고대 동전이 특징인 런던 소재 브랜드 두비니(Dubini)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베네데타 두비니가 만든 브랜드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한 후 그녀는 이탈리아의 세공, 장인정신을 배워 런던의 대도시 라이프 스타일에 알맞은 주얼리를 탄생시켰다. 


두비니는 온라인 매출의 20%를 로마의 INMI 라자로 스팔란자니에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비상 기금에 기부하고 있다.


알리기에리(Aligheri)


패션위크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이전 리포트에서 소개했던 알리기에리(Aligheri)는 온라인 판매의 20%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음식과 지원을 제공하는 자선단체인 트러스셀 트러스트 (Trusssell Trust)에 기부하고 있다.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국민들은 불안감에 끊임없이 식료품을 사재기했다. 휴지부터 신선식품까지 모두 동나는 상황이 약 2-3주 동안 이어졌고, 이 사태로 노약자나 취약계층 등 장을 보러 가기 힘든 사람들이 필요한 식료품을 전혀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많아졌다. 지역사회 활성화에 관심이 많은 알리기에리는 이런 전 세계적 재난 상황에 가장 먼저 가까운 이웃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알리기에리는 제품과 함께 생각해 볼 만한 글귀를 적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곤 했는데, 문학에서 영감을 받는 디자이너인 만큼 문학에서의 명언들이 자주 등장하곤 했다. 이후 영국의 봉쇄조치가 한 달 넘게 연장되자, 알리기에리는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AlighieriLoveLetters를 공유하며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 나가자는 긍정적인 글귀나 개개인이 코로나19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했다.


그녀는 ‘나는 세상에 긍정적인 마음과 생각을 표출 할 방법을 생각했고, 알리기에리는 이 위기를 사랑하는 공동체와 함께하고 이겨내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다시 함께 할 것입니다다시 만날 것 입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국민 연설이 큰 주목을 받았다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영감을 주기 위한 훌륭한 연설이었다. 


‘우리는 이전에도 숱한 도전을 맞닥뜨렸지만 이번 것은 다릅니다. 이번에 우리는 위대한 과학 진보와 본능적인 공감으로 치유하기 위해 세계의 모든 나라들과 함께 공동의 임무를 맡았습니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고 그 승리는 우리 모두의 것이 될 겁니다.


우리는 앞으로 더 인내해야 하지만 더 좋은 날이 오리라는 데에서 위안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친구들과 다시 함께할 것이며 다시 우리의 가족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만날 것입니다. ‘ [7]


영국 여왕의 메시지처럼 함께 이겨내고 다시 이전 일상을 찾아갈 수 있기를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자료출처


본문 이미지 - Pixabay, Unsplash




참고문헌


[1]  불가리 영국 국민 보건 서비스에 의료용 손 세정제를 기부하다. 주얼리 포커스 (Jewellery Focus), Bulgari donates hand sanitizer to the NHS, 2020.04.29

https://www.jewelleryfocus.co.uk/27589-bulgari-donates-hand-sanitiser-to-the-nhs 

[2] 코로나19 관련 드비어스 뉴스 https://www.debeersgroup.com/media/covid-19

[3] 그라프, 코로나바이러스 유행병 퇴치를 돕기 위해 100만 달러를 기부하다. 포브스(Forbes), Graff Donates $1 Million To Help Combat The Coronavirus Pandemic, 2020.04.09 https://www.forbes.com/sites/anthonydemarco/2020/04/09/graff-donates-1-million-to-the-who-to-help-end-the-cornavirus-pandemic/

[4] 테오 페넬: 7일동안 코로나19 자선 경매를 하다. 더 런던 뮤징스(The London Musings), Theo Fennell: Seven Day Silet Auction To Help Covid-19 Appeal, 2020.04.10 https://thelondonmusings.com/home/theo-fennell-covid-19-appeal

코로나19위기에 공동체와 자선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소규모 주얼리 브랜드들이 뭉치다. 

보그(Vogue), Independent Jewellers Are Banding Together To Support Charities And Their Community During The Covid-19 Crisis, 2020.03.31 

https://www.vogue.co.uk/fashion/article/independent-jewellers-coronavirus

[5] 스티븐 웹스터- 정신건강 자선 단체 기부
 https://www.stephenwebster.com/news/stephen-webster-supports-mind-covid-19

[6] 알리기에리 - 친구들에게서 온 러브레터
 https://Alighieri.co.uk/journey/stories/love-letters-from-our-friends/

[7] 코로나 19: 영국 여왕의 대국민 메시지 ‘영국은 승리할 것‘ BBC Korea, 2020. 04.06
 https://www.bbc.com/korean/news-52171601




콘텐츠는 월곡 주얼리 산업연구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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