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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다이유 카날에서 디아나 카미까지, 장인 정신을 담다

내면의 목소리를 담는 보석 디자이너


글로벌 분석가

FRANCE


Bonjour!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정수민 특파원이 취재한 주얼리 디자이너 디아나 카미에 대해서 살펴보자!


WJRC 글로벌 분석가 <프랑스> 6월호



세계의 수많은 주얼리 브랜드들은 그들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파리로 향한다.


파리에서는 귀중한 보석으로 주얼리를 만들거나,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혹은 단순히 브랜드의 이미지에만 투자한다고 해서 그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문화와 예술, 역사를 중시하는 프랑스에서는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 그리고 그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므로 파리지앙이 인정하는 브랜드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그 브랜드의 전통적 가치, 그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 세계의 주얼리 마켓의 눈이 향하는 이곳에, 1800년대부터 현재 21세기까지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며 인정받은 주얼리 가문이자 이름 그 자체로 주얼리 브랜드인 보석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이번 글로벌 리포트에서 소개할 디아나 카미이다. 


메다이유 카날로부터 이어받은 전통


디아나 카미는 파리에서 활동하는 보석 디자이너이다. 그녀는 4대째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며 인정받은 장인 가족 출신이다. 1827년 파리의 플라스 도핀 (Place Dauphine)에 세워진 메다이유 카날 (Médailles Canale)이 그 시작이었다. 그녀의 가족의 친구였던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집에서 자라난 디아나 역시 메다이유 카날에서 주얼리에 대한 사랑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녀의 삶에 녹아든 이런 예술적인 경험은 그녀가 만드는 주얼리 창작의 자산이 되었다. [1]


자신만의 취향이 확고하며 까다롭기로 정평 난 파리지앙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발전시켜온 메다이유 카날의 유산을 이어받은 디아나 카미. 자신의 브랜드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면 그녀는 오스카 와일드의 문장을 자주 사용한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은 모든 것의 값은 알지만 가치는 아무것도 모른다.” 즉, 사람들은 종종 주얼리 뒤에 숨어있는, 주얼리를 만드는 사람의 노하우와  땀방울을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3] 그렇기에 그녀의 홈페이지에 쓰여있는, ‘진짜 명품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작품의 퀄리티가 내부에 숨겨져 있는 명품의 진짜 아름다움이다’ 이 문장이 그녀의 추구하는 주얼리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4] 자신의 주얼리에 대한 자부심이 메다이유 카날의 그것과 꼭 닮아 보였다. 


디아나의 주얼리의 영감은 사람으로부터


디아나의 작업 방식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우선 고객을 만나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한다.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을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고객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거나 그 사람의 사진, 사랑하는 몰건, 사진 등등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보통 이러한 주얼리를 만드는 작업은 4주에서 8주 정도 걸린다. 그녀를 신뢰하여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준 고객을 위하여 그녀가 단 하나밖에 없는 주얼리를 맞춤 제작을 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주얼리는 독특하고 또 깊이 있는 상징으로 가득 차있다. 

“저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저의 영감의 원천이죠” [5]


Communion 반지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것을 주얼리에 담아내는 디아나,  그녀가 고객을 위해 만든 몇 가지 작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녀의 고객 중 한 명은 몇 년 전부터 반지에 장식할 종교적 미니어처를 찾고 있었다. 고객은 경매와 골동품점 등 역사가 담긴 장식물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발품을 팔아 찾아다녔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녀의 고객이 디아나에게 전화한 그 날, 한 골동품 상인이 18세기 말에 만들어진 미니어처를 디아나에게 소개했고, 디아나는 바로 고객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다행히 이 미니어처는 고객이 찾고 있던 것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디아나는 이와 어울리는 완벽한 반지를 만들기 위해 박물관과 자료실을 돌아다니며 연구했고 결국 고객이 그토록 원하던 반지를 탄생시킬 수가 있었다. [6]


’희망과 불변’의 반지


또 다른 그녀의 고객은 20년 전 신혼여행에서 구매한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유명한 예술가였고 20년 동안 만족스러운 주얼리를 제안한 보석 디자이너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보석은 원석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고객의 갤러리를 방문한 뒤 디아나는 이 고객에게는 조정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진 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중세의 방식으로 만든 두 개의 고리에 그 두 가지의 보석을 세팅할 것을 제안했다. 고객이 원한다면 그 두 개의 반지를 솔리테르로 각각 왼손과 오른손에 끼거나 ‘너와 나’를 뜻하는 의미로 두 개를 합쳐 같이 낄 수 있는 모양이었다. 까다로운 고객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아이디어였다. 


에메랄드의 녹색은 희망을 상징하고 다이아몬드는 불변성을 상징한다. 따라서 반지의 이름은 ’희망과 불변’의 반지가 되었다. [7]


100% 파리 감성 Fabriqué à Paris 라벨


디아나의 브랜드는 2019년에 ‘Fabriqué à Paris’ (메이드 인 파리) 라벨을 받았다. 이 Fabriqué à Paris 라벨은 파리의 정체성과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들에게 선사하는 라벨이며 파리에서 만든 제품을 홍보하며 파리의 수공예품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라벨이다. 선발 절차는 까다롭다. 파리에 기반을 둔 아틀리에가 있어야 하고, 제조 공정의 지역적 특성과 장인의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을 입증해야만 한다. 이러한 Fabriqué à Paris 라벨을 받는다는 것은 파리시에서 전문성, 품질 보증을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를 이어져 내려오던 그녀의 가치가 파리시로부터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8]


삶을 위한 선물, 헤리티지


주얼리의 특성 중 하나로 부모 세대 혹은 그전 세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다는 헤리티지의 성격이 있다. 예전에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후손에게 전달되는 귀중품이었다. 따라서 그것은 공장에서 찍어내듯 일률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디아나는 4대째 지켜온 그 정신을 이어받아 고객의 이야기, 감정, 가족의 역사 등을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니크한 주얼리를 선사한다.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반지뿐만 아니라, 나의 역사, 나의 이야기, 나의 전통이 담긴 나의 주얼리라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본능적이고 분명한 사실이다.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가격이 그 가치를 결정해버리는 요즘, 아름다움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질문을 마지막으로 해본다. 내면의 이야기, 내면적 아름다움, 역사와 전통, 그리고 그를 기반으로 한 가치와 품격을 말하는 디아나 카미. 그녀의 전통이 180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가 있었다. 진정한 가치를 말하는 브랜드는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지나도 항상 빛을 잃지 않는 다이아몬드와 같은 법이다. 



자료출처


본문 이미지 - Unsplash




참고문헌


[1] https://www.marieclaire.fr/adresses-incontournables/diana-kami-joailliere-auxmains-dor/

[2] https://www.medaillescanale.com/content/6-savoir-faire-qualite

[3] 인터뷰

[4] https://www.dianakami.com/

[5] https://www.marieclaire.fr/adresses-incontournables/diana-kami-joailliere-auxmains-dor

[6] https://www.dianakami.com/

[7] https://www.dianakami.com/

[8] https://www.paris.fr/pages/label-fabrique-a-paris-les-laureats-2019-sont-connus-7345





콘텐츠는 월곡 주얼리 산업연구소에서

제작 및 배포하였습니다.

◆저작물 활용 시 출처를 명시하여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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