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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독일 주얼리 업계는?

여름 시즌 예비하며 경계 속 재도약 준비



글로벌 분석가

GERMANY


Hallo!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김솔빈 특파원이 취재한 포스트 코로나를 맞는 주얼리 업계에 대해서 살펴보자!


WJRC 글로벌 분석가 <독일> 6월호


코로나 이후 여름 시즌 준비

외면적으로는 계절적 영향이 우세


본격적인 여름을 앞둔 6월, 주얼리 업계에서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려는 여러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시내에는 서둘러 여름 시즌을 위한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매장이 있는 반면 몇몇 매장에서는 봄 프로모션을 연장해 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는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주얼리 전문 포털과 남성주얼리 전문 브랜드 홈페이지 등에서 5월 어머니날/아버지날(작센 주에서는 남자의날)의 선물 제안을 6월 초까지 시작 페이지에 배치한 경우가 있었다. 독일의 어머니날은 5월 둘째 주 일요일, 아버지날은 부활절 후 40일째 되는 날로서 올해는 각각 5월 10일과 5월 21일이었다. 이는 독일의 주얼리 마케팅에서 주요 일정으로 작용한다. 특히 어머니날 프로모션의 경우 4월 초부터 시작되는데, 5월 말이 지난 이후에도 프로모션이 남아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판단된다.



어머니날/아버지날이 코로나로 인한 영업 정지 기간이 끝난 후 가장 확실한 소비 동력이었던 만큼, 이는 기념일 특수를 가능한 한 확대해보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8월 31일까지 1,000명 이상 모이는 대형 행사가 전부 금지되어 당장에 결정적인 마케팅 기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인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일례로 라이프치히의 경우 통상 5월 하순에는 Wave-Gotik Treffen이 개최되어 4일 간의 행사를 위해 유럽 전역에서 고딕풍 마니아들이 집결해왔다. 이들은 축제 기간이 포함된 주에는 행사 시간 외에도 고딕풍의 의상과 소품을 착용하고 시내를 배회하며 이목을 끈다. 이 시기 상점들은 이들 고스족의 주제인 검은색이 포함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패션주얼리 매장에서는 고딕 패션에 어울리는 황화칼륨이 착색된 은이나 검은 가죽 소재의 제품을 진열한다. 올해는 그런 풍경을 찾아볼 수 없고, 대신 예년과 비슷한 여름 시즌의 주얼리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아크릴, 유리, 원석 등으로 이루어져 다양한 색상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5월과 6월은 전통적인 결혼 시즌이므로 현재 다수의 주얼리 매장에는 약혼반지 및 결혼반지 중심의 홍보물이 전시되어 있다. 여기에는 코로나 위기로 인해 미뤄졌던 결혼식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다. 이곳 작센 주의 경우 6월 3일 발표된 법령에 따라 6월 6일 이후 식당이나 임대된 공간에서 50명 이내의 인원이 참여하는 가족 행사를 여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1] 이는 6월 29일까지 효력을 갖는 규제여서 이후 상황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접촉 제한 조치들이 더욱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하다. 그렇게 된다면 여름 시즌에는 결혼 날짜를 새기기 위해 반지 수령을 연기했던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등 영업 정상화에 기여할 만한 고객들의 활동이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코로나 사태를 모티브로 한 패션 주얼리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널리 알려진 바이러스의 이미지 그대로를 구현한 것이어서 점토나 스펀지 같은 구형의 물체에 못이나 핀을 촘촘히 박아 넣고 채색하는 식으로 제작된다. 혹은 나무나 아크릴 판에 바이러스 이미지를 만화적으로 형상화해 가벼운 주얼리 모티브를 만들기도 한다. 비슷한 예로 코로나 위기에 나타난 사재기 현상으로 인해 품절된 두루마리 휴지와 일회용 마스크 모양을 축소시킨 귀걸이가 수공예 제작자들 중심으로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다. 이런 유의 목걸이나 팔찌 중에는 알파벳 비즈를 활용해 ‘ASTAND HALTEN’(거리 유지)’와 같은 직접적인 메시지를 삽입한 것들도 있다.  


코로나 모티브의 주얼리 중에는 비교적 고가의 재료를 사용한 것들도 존재한다. 뮌헨의 Jürgen Rolle는 은과 모조산호 및 진주를 활용해 바이러스 모양의 펜던트를 제작했다.[2] 베를린의 작가 Andre Ribeiro는 검은 고무링과 흰 다이아몬드가 대비를 이루는 작품을 주로 만드는데, 영업 중지 기간 중 유투브를 통해 바이러스를 형상화한 반지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그는 여기에 사용된 다이아몬드가 잃지 말아야 할 ‘희망’을 상징한다고 말했다.[3]


코로나 이후 주얼리 업종의 불안 요소

감염 위험보안 문제금값 상승 등의 부정적 영향 


현재까지 독일에서 코로나 감염증과 관련해 주얼리 매장이나 주얼리를 매개로 발생한 위협은 보고된 바 없다. 그러나 오프라인 판매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 주얼리 업종의 특성상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연방보석상연합회(BVJ)는 5월 18일의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 시대에도 귀 피어싱이 안전하게 다시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연방 정부의 코로나 관련 위생 규정과 국제귀피어싱시장전문가협회(EPM e.V,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Ear Piercing Market Specialists.)의 지침을 준수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4] 이는 일반적으로 귀를 뚫는 수요가 집중되는 여름철, 소비자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예방적 공지로 판단된다.



BVJ와 EMP에 따르면 독일의 아동 및 청소년들은 10대 때부터 여러 개의 귀걸이를 착용하는 경향이 있고, 회복 기간을 고려해 대부분 여름방학 중에 귀를 뚫는다. 새 학년이 시작되는 9월을 앞두고 자녀에게 추억이 될 만한 주얼리를 선물하려는 부모들도 많다.[5]


참고로 독일은 우리나라와 달리 학교에서의 주얼리 착용이 자유롭다. 다만 안전상의 이유로 많은 경우 체육 시간에 한해 귀걸이 착용이 금지되어 있다.  10대 이전에도 본인의 의사에 따라 귀를 뚫기도 하는데,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시술을 받기 위해서는 부모 또는 법적 보호자의 서면 동의가 필요하며 16세 미만인 경우 이들을 현장에 동반해야 한다.[6]  


주얼리 업계는 위생 규정을 준수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코로나 감염증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모들이 자녀의 귀 피어싱에 얼마나 호의적일지는 미지수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자체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지만, 관련 위생 규정 때문에 주얼리 업계는 다른 종류의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 매장 안에서의 마스크 및 입-코 가리개 착용 의무 때문에 직원이 방문자의 범죄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귀금속 분야 전문지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유럽 지역의 보석 및 시계 산업의 범죄 예방 네트워크인 Internationaler Juwelier- Wahrdienst는 4월 영업 재개를 앞두고 이 문제를 경고한 바 있다. 해당 조언에 따르면 영업장 안의 고객의 수를 모니터링하고, 직원이 출입을 확인하며 보안 요원이 입구를 차단하는 것이 좋다. 그러고는 문을 잠근 상태에서 감시 카메라가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범위에 진입한 후 방문객에게 마스크를 벗어 달라고 요청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7]


BVJ 역시  5월 말의 보도자료를 통해 마스크 착용 의무로 인해 보안 요구 사항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가 상황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아직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얼리 매장의 직원이 고객에게 마스크를 잠시 벗어 달라고 요구할 수는 있지만 고객이 그것을 따를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결국에는 직원의 직관과 경험을 믿고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협회의 조언이다. [8] 각종 접촉 제한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지만 코로나 위기가 연장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만큼 마스크 착용 규정은 장기적으로도 존속할 것으로 보인다. 보안상의 필요와 위생 규정을 동시에 충족시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금 가격 상승세를 방증하듯 최근 금 매입 관련 광고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주얼리 업계의 또 다른 불안 요소는 금값이다. 코로나 이후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안전 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경향은 금 가격 상승을 지속적으로 지지하는데, 이는 금에 대한 주얼리 업계의 수요 약화로 이어진다. 귀금속 분야 전문지의 관련 보도에 따르면 올해 보석 산업의 금 수요는 작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9] 금과 같은 원자재의 가격 상승은 곧 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이는 판매 실적 위축으로 나타날 수 있다. 


세율 감소 예정, 업계 반응은 회의적

판매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


코로나 위기로 인한 산업 전반의 타격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 연방 정부는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세금 감면안을 제시했다. 올해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부가가치세율이 기존의 19%에서 16%로 한시적으로 낮아진다. [10]  이 3%의 세금 인하에 따라 주얼리 가격은 2.521% 낮아질 전망이다. 주얼리 업계에서는 이 방안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다. 보석 및 시계 분야에서 이 정도 가격 변동 폭은 구매 동력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는 세금 감면보다 임대료와 같은 고정 비용을 낮추는 방안으로 정책이 전개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해당 방책이 실제로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11]


독일 주얼리 업계에 희망적인 소식은 아직까지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개별 업체는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전례 없는 상황인 만큼 업계와 업체와 정부가 이 위기를 어떤 식으로 대응해가는지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자료출처


본문 이미지 - 직접 촬영, Pixabay, Unsplash




참고문헌


[1] 작센 주 코로나 관련 공식 공지 https://www.coronavirus.sachsen.de/amtliche-bekanntmachungen.html#a-6980

[2] Jürgen Rolle 관련 기사 https://www.abendzeitung-muenchen.de/inhalt.goldschmied-entwirft-corona-schmuck-die-infektionskette.6436f55c-dbd0-430f-b9a5-40a2ab63ca5d.html

[3] Andre Ribeiro 관련 기사 https://schmuckmagazin.de/news/design/andre-ribeiro-kreativ-auch-in-der-zwangspause/

[4] 연방보석상협회 보도자료 https://www.bv-juweliere.de/Aktuell/Presseinformation/Ohrlochstechen-auch-in-Corona-Zeiten

[5] 국제귀피어싱시장전문가협회 보도자료https://epmeurope.org/nachfrage-boom-ohrlochstechen-schulanfang/

[6] 국제귀피어싱시장전문가협회 질의응답https://epmeurope.org/definitionen-standpunkte/fragen-antworten/

 [7] 국제귀피어싱시장전문가협회 권고안https://www.bv-juweliere.de/download/20200421_EPM_Statement_Corona_Deutschland.pdf?m=1589541347&

[7] 귀금속 분야 전문지 GZ 기사 https://www.gz-online.de/wirtschaft-detail/warnung-vor-maskierten-kunden.html

[8] 연방보석상협회 보도자료 https://www.bv-juweliere.de/Aktuell/Presseinformation/Erhoehte-Wachsamkeit-waehrend-Maskenpflicht

[9] 귀금속 분야 전문지 GZ 기사 https://www.gz-online.de/wirtschaft-detail/hoher-goldpreis-daempft-schmucknachfrage.html

[10] 연방 재무부 보도자료 https://bundesfinanzministerium.de/Content/DE/Pressemitteilungen/Finanzpolitik/2020/06/2020-06-12-Umsetzung-Konjunkturpaket.html

[11] 귀금속 분야 전문지 GZ 기사 https://www.gz-online.de/wirtschaft-detail/bvj-sieht-bei-mwst-ermaessigung-probleme.html





콘텐츠는 월곡 주얼리 산업연구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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