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공예가 라우라 쥐프레 씨와의 인터뷰 / 주얼리샵 '샤트리엉'
금속공예가 라우라 쥐프레 씨와의 인터뷰 / 아오스타의 주얼리샵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김혜민 특파원이 인터뷰한 아오스타의 주얼리 샵 그 두 번째 이야기.
지난 편에서는 '돌'을 재료로 하여 주얼리를 제작하는 트로일로 씨와의 인터뷰를 다뤄 보았는데, 이번 편에서는 같은 돌이긴 하지만 값이 더 나가는 '금'이라는 재료를 다루는 주얼리 메이커 '라우라 쥐프레(Laura Giuffre)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내용을 담았다.
라우라 쥐프레 씨는 아오스타 지역에서 몇 남지 않은 금속 공예가이다. 아오스타에서 나고 자라 어린 시절부터 눈에 보이는 다양한 재료들로 귀걸이, 팔찌 등의 자그마한 장신구를 만드는 데에 취미가 있었던 그녀는 피렌체에 여행을 갔다가 오랜 전통의 금속공예장인들의 손길에 매료되었다.
그 후로 쥐프레 씨는 금속 공예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도시 '발렌짜(Valenza)'로 넘어가 벤베누토 첼리니 국립 예술원(Istituto Statale d’Arte Benvenuto Cellini)에서 기술과 경험을 쌓았다.
위 사진은 쥐프레 씨의 심벌로 떠오르고 있는 타타(실로 묶어 끌고 다니는 나무로 된 작은 말 형상의 장난감)이다. 아오스타의 목재 장인들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아티스트들에게 이 나무 말 인형 '타타'는 작업에 자주 사용되는 주제 중 하나이다.
1983년, 라우라 쥐프레 씨의 매장이 열렸다. 그 당시에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던 값비싸고 소중한 주얼리들을 수리하거나 그때그때의 트렌드에 맞춰 주얼리의 모양을 변형하여 제작하는 등의 이유로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았고, 그런 귀중한 보석들을 다양하게 이용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줄들을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현재는 그녀만의 디자인을 주얼리에 담아 제작하고 있는데, 기하학적인 틀 안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쥐프레 씨의 스타일은 그녀가 아오스타 사람임을 보여준다.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문양은 바로 아오스타 지역만의 특징으로. 화려한 느낌을 주진 않지만, 소소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아오스타 사람들은 집, 교회 장식 등에 문양을 통해서 가족의 화목, 경건한 믿음을 나타낸다고 한다. 간단한 선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거나, 단순한 반복의 미를 찾는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의 전통 보자기가 떠올랐다.
주얼리를 수공예로 만드는 것에 대한 질문에 쥐프레 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을 했다.
"지금 이탈리아에서는 나처럼 손으로 직접 주얼리를 만드는 사람들은 많지도 않을뿐더러 그들을 가르치는 학교들 또한 거의 없어지고 있어요, 금속을 다루는 학교들 역시 다들 기계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가르치지 손으로 하는 기술은 가르치지 않아요."
그녀는 이어서 현재 이탈리아 금속공예시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탈리아의 금속공예 주얼리 시장은 많이 쇠퇴했어요. 요즘 사람들은 예전처럼 값비싼 보석에 그것을 제작하는 사람의 기술 값도 많이 드는 핸드메이드 주얼리에 돈을 쓰지 않죠. 물론 유명하고 큰 명품 주얼리 브랜드들은 잘되겠지만 장인들의 손길이 덜 소중해지고 사람들이 덜 찾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어요. 나의 수많은 옛 고객들은 거의 다 이미 이 세상을 뜨셨고 새로운 고객을 찾기란 정말 힘들어요."
장인정신을 이어 가기 위한 협회나 국가 차원의 도움은 없냐고 묻는 말에 쥐프레 씨는 살며시 웃으시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사라져 가는 장인 문화의 장려를 위한 대화를 계속하다가 인터넷상에서의 판매에 대한 주제로 넘어가자 그녀는 다시 한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했다.
"새로운 매체에 장인 문화가 따라가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특히나 금속 주얼리 공예 같은 경우에는 직접 손에 대보고 색깔을 보지 않는 이상 그 큰 가격을 쉽게 거래하기가 힘들죠.
또 사람의 손가락은 각각이 다 달라서 크기도 직접 대봐야 알고 보석의 색감 또한 온라인에서 사진으로 나타내기에 한계가 있어요"
여러모로 어려운 과제들을 남기고 끝나가던 인터뷰에서 쥐프레 씨는 끝까지 밝은 모습으로 성실하게 대답해주었다. 금속공예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요즘 세상의 빠른 발전을 뒤로하고 지금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하던 쥐프레 씨의 모습에서 "어쩌면 이것이 장인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의 주얼리샵 '샤트리엉'을 운영 중인 모니크 샤트리엉(Monique Chatrian) 씨는 지난 편의 트로일로 씨와 앞서 소개한 쥐프레 씨처럼 자신의 뿌리를 나타내고자 애쓰기보다는 새로운 세대에 맞춰 자기 자신을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 피렌체로 떠났다가 금속 공예에 빠졌다고 한다. 피는 못 속이는 것이 그녀의 아버지 역시 이미 아오스타에서 지금의 샤트리엉 매장을 일찍이 운영 중이셨다고 한다.
그녀가 주얼리를 제작할 때 가장 좋아하는 주제는 얼굴과 체인, 그리고 자유롭게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의 형태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그녀에게 사람의 얼굴을 금으로 만들어 낸 형태와 모던함의 상징 중의 하나인 체인 모양은 샤트리엉 주얼리에서 자주 보이는 디자인이다.
모나크 샤트리엉 씨는 앞서 소개한 두 주얼리 메이커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아오스타에서 자신의 가게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소소한 가게 인테리어와 닮은 수줍지만 인터뷰에 최선을 다하려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자신의 주얼리 디자인과 메이킹에 대한 자부심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두 편에 걸쳐서 이탈리아의 '아오스타(Aosta)'라는 작은 도시의 주얼리 메이커들과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같은 지역 아래 비슷한 듯 전혀 다른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자신들만의 개성과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주얼리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신이 열정을 갖고 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트로일로 씨, 점점 사라져 가는 금속공예에 대한 걱정을 하던 쥐프레 씨, 자신만의 디자인 스타일로 샵을 운영해나가는 샤트리엉 씨.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들이 만드는 주얼리의 형태와 재료에도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출처
표지 이미지 - Clipartkorea
Figure 1, 2, 3, 6, 7, 9, 11, 12, 13, 14, 15, 16, 17 - 직접 촬영
Figure 4, 6, 8, 10 - lauragiffer.com
참고문헌 및 기사
직접 인터뷰
[1] 위키피디아 Alps 페이지
[2] ] fieradisantorso.it
본 콘텐츠는 월곡 주얼리 산업연구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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