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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주얼리 위크

주얼리 이벤트로 가득한 주말


밀라노 주얼리 위크

주얼리 이벤트로 가득한 주말


Buon giorno!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김혜민 특파원이 취재한 밀라노 주얼리 위크를 알아보자!

WJRC 글로벌 분석가 <이탈리아> 11월호


패션이라 하면 파리, 런던, 뉴욕 그리고 이탈리아의 밀라노를 빠뜨릴 수 없을 것이다. 오래전부터 알려진 'Made in Italy'의 명성은 주얼리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밀라노에서는 곳곳에서 전통 장인의 손길로 만든 주얼리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온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고가의 럭셔리 주얼리부터 빈티지, 크리에이티브한 주얼리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던 밀라노 주얼리 위크를 살펴보자!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밀라노 주얼리 위크>는 지난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주얼리 위크에서는 각 주얼리 매장별 행사와 칵테일파티, 라이브 퍼포먼스, 워크숍 등 총 80개의 이벤트가 이뤄졌다. 40여 개의 다양한 나라에서 온 300여 명의 작가들을 맞이하는 이 행사는 Artistar Jewels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Prodes Italia에 의해 만들어졌다.


앞서 언급된 Artistar Jewels는 주얼리 아티스트들이 좀 더 큰 시장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진행되는 행사를 뜻한다. 이 행사를 만든 Prodes italia라는 그룹은 2010년부터 시작하여 현재는 4,000개가 넘는 회사를 멤버로 두고 있다. 주얼리뿐만 아니라 패션, 예술, 디자인 등의 다양한 문화산업을 발전시키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보았던 전시는 팔라쪼 보바라(Palazzo Bovara / C구역 아래쪽)에서 진행된 전시이다. 이 전시장에서는 150여 개의 나라에서 온 디자이너들의 주얼리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위 사진은 밀라노 주얼리 위크의 캠페인 화보이다.


좌측에 보이는 사진은 Elenora Castagnetta Botta라는 스위스의 아티스트가 디자인한 실버 반지이다. 독일의 아방가르드한 스타일과 바우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은 기하학적인 형태를 잘 보여준다.


우측의 마치 식물의 넝쿨과 같은 형태의 물건은 미국의 아티스트 Yael Magnes가 제작한 골드 목걸이이다. 이 작품은 마구 휘갈겨진 머리카락의 모양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선적인 요소 사이에 있는 진주가 매력적이다.


연필을 깎아내는 듯한 모양의 재미있는 형태의 주얼리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은 주얼리들 중 하나였고, Margherita Forglone작가의 팝콘을 이용해서 시간에 걸쳐 변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주얼리 시리즈 또한 굉장히 기발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주얼리였다.


좌측의 보이는 투명한 질감의 주얼리는 한국의 아티스트 주소원의 작품이다. 꽃이 피어나는 순간을 은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하는데, 작가의 생각이 그대로 주얼리에 담긴 듯 꽃이 피어나는 그 순간을 잘 표현해냈다.


오른쪽은 Hawraa Almagseed & Mohammed Khesroh라는 쿠웨이트의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주얼리이다. 3D 프린트를 통해서 작업한 이 작품은 여성이 가지고 있는 내재된 힘과 생명력을 부드러운 형상으로 풀어냈다.


왼쪽의 작품은 이탈리아의 아티스트, Edoardo Maria Maggiolo의 나비 컬렉션이다. 어렸을 적에 나비 파크에 갔던 추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목 주변에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시각화하여 디자인한 목걸이이다.


오른쪽의 작품은 이탈리아의 아티스트, Midori Jewels&Design이 디자인한 주얼리로, 에투르스칸 여신 Nortia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시킨 작품이다.


회화작품을 그대로 재현한 것만 같은 이 작품은 이스라엘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Yael Kaduri의 작품이다. DNA를 형상화한 것으로 추상적인 형태의 무언가가 생겨나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한다.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 작품에서 회화적인 아름다움이 물씬 풍긴다.


두 번째로 보았던 밀라노 주얼리 위크 전시는 바로 실험적인 예술성을 보여주었던 디자이너 Gianni De Benedittis의 futuroRemoto 2020 s/s 컬렉션 <Carnivorous>이다. 이 전시는 밀라노의 역사적인 장소 중 하나인, 포르타 베네치아(Porta Venezia)에서 개최되었다.

Gianni De Benedittis는 금속공예와 보석 감정을 공부한 주얼리 아티스트로 2007년 <Who is on Next?>라는 이탈리아 보그의 상을 받아 자금을 마련하여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 후 오랫동안 Gattininoni Maison과 협업하며 오페라와 영화에 들어가는 주얼리들을 제작하였고, 그의 작품의 영감은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점을 자신의 주얼리에 비추어 표현해내는 것을 즐겨하는 것이 특징이다.


좁고 높은 문 사이로 들어가면, 바로 앞에 두 개의 방으로 나뉜 전시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온통 검은 천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 곳은 햇빛도 하나 들어오지 못하게 문마다 두꺼운 커튼이 달려 있었다. 이 때문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눈이 어두운 곳에 적응할 시간을 가져야 할 정도로 차갑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어둠에 눈이 적응하게 되면 보이는 첫 번째 전시장은 초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주얼리들은 모두 물방울이 가득한 커다랗고 네모난 유리 상자에 담겨있으며, 그 주위에는 과학 실험을 할 때 필요한 비커나 플라스크, 시험관으로 전시장이 꾸며져 있었다.


이 컬렉션의 이름은 바로 <Bacterium(세균)>이다. 디자이너는 최근에 발견된 플라스틱을 소모하는 박테리아인 Ideonella Sakaiensis 201-F6에서 영감을 받아 주얼리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이 박테리아 모양은 우리 지구가 처한 어려움을 암시한다. 더 나아가 이런 환경문제들에 의해서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게 될 것이고, 패션을 보는 우리들의 시간과 트렌드도 그에 맞춰 변화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한다.


Gianni De Benedittis는 이 전시에서 보여준 식충식물 모티브의 주얼리로 빗대어 우리 사회를 말한다.


"넘쳐나는 정보와 이미지들 사이에서 허우적대는 우리들의 모습보다는 잠시 멈추고 생각할 '소화'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밀라노 주얼리 위크는 위에서 본 것과 같은 전시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다양한 주얼리 샵들도 구경할 수 있는 행사이다. 빈티지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주얼리 스타일이다. 위 사진은 빈티지 주얼리를 선보이는 Vincent라는 이름의 빈티지 주얼리 샵이다. 이 곳은 미스터리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뽐내며 빈티지의 클래식함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아티스트 빈센트 반 고흐와 자신의 교차점을 발견하게 그것에 큰 영향을 받아 가게 이름을 빈센트라고 지었다고 이 가게의 주인인 Manuel Menini는 말했다.


주얼리 샵 안에서는 사진처럼 멋스러운 빈티지 주얼리 아이템이 가득 넘쳐났다. 작고 귀여운 아이템들부터 볼드하고 거치 느낌의 주얼리까지 모두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다음으로 볼 곳은 밀라노 주얼리 위크의 가장자리인 밀라노 두오모 성당 근처이다. 이 곳은 마치 미술관에 온듯한 인테리어가 인상 깊었다. 벽에 장식된 그림들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분위기로 흠뻑 젖어들게 만들었다. 보통은 주얼리가 미술 속에서 소개가 되곤 한다면, 이곳에서는 반대로 미술이 주얼리 속에서 표현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신선했다.


과거의 기호를 표현한 것 같은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주얼리들은 이탈리아만의 아름다움을 상기시켜주었다.


마지막 장소는 프랑스의 판타지 주얼리 브랜드 Nereides의 주얼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주얼리라고 하면 '프랑스'또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이 브랜드의 샵에서는 마치 마법의 정원에 들어가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피스타치오 컬러의 벽면과 동화 속의 모티브들이 살아 나온 것만 같은 디테일의 주얼리들이 너무나 인상 깊은 공간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바로 느껴지듯이 알록달록하고 섬세한 형태들이 모여 주얼리가 만들어졌다. 주얼리가 한 편의 동화처럼 느껴지는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밀라노 주얼리 위크>라는 전시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사실 밀라노라는 큰 도시 안에서 작은 주얼리 매장들을 찾아 골목골목 다니기란 쉽지 않았지만, 다양한 주얼리 샵에서 각자만의 이야기가 담긴 주얼리를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경험이다. 또한 주얼리에서뿐만 아니라 가게를 들어서면 보이는 그 모든 것들에서 각자만의 고유한 특징들을 보인다는 점이 재밌기도 했다.







자료출처

표지 이미지 - Clipartkorea

본문 이미지 - 직접 촬영 




본 콘텐츠는 월곡 주얼리 산업연구소에서

제작 및 배포하였습니다.

◆저작물 활용 시 출처를 명시하여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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