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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 마타니의 알리기에리(Alighieri)

런던 패션위크가 가진 차별성과 의미



글로벌 분석가

UNITED KINGDOM


Hello!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강민지 특파원이 취재한 주얼리 디자이너 로시 마타니(Rosh Mahtani)에 대해서 살펴보자!


WJRC 글로벌 분석가 <영국> 3월호

런던 패션위크왜 모두가 주목하는가



‘런던, 뉴욕, 파리, 밀라노’. 이 도시들의 이름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다양한 개성의 공존?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의 도시?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글로벌 패션업계가 주목하고, 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따로 있다. 바로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패션위크’를 오랜 기간 동안 주최해온 4대 도시들이라는 것이다.


시즌 구분 별로 1년에 두 번 (S/S, F/W) 진행되며 런던, 뉴욕, 파리, 밀라노 패션위크가 업계의 가장 중요한 행사라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전 세계 다양한 패션 디자이너와 전문가 (혹은 브랜드) 들이 새롭게 선보이는 컬렉션들은 그렇게 위 네 도시의 패션위크로 모여든다. 이것은 패션의 현재 혹은 미래 전망에 대해 그 흐름을 집약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런던 패션위크는 2월 14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었다. 


J.W 앤더슨, 에르뎀등 최근 패션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디자이너 혹은 브랜드들은 대부분 런던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또한 그들은 런던 패션위크가 선택한 신예 거물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런던 패션위크는 이런 걸출한 신예들의 가능성을 보았으며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이번 두 번째 글로벌 리포트를 통해 런던 패션위크가 가진 차별성과 업계와 대중의 귀추를 주목시킨 주얼리 브랜드에 대한 소개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얼리와 문학의 만남 



2014년 영국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주얼리 브랜드 하나가 탄생하게 된다. 디자이너 로시 마타니(Rosh Mahtani)의 브랜드 ‘알리기에리(Alighieri)’ 이다. 우선 그녀는 여타 주얼리 디자이너들과는 다른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디자인 전공이 아닌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 불문학과 이탈리아 문학을 전공했다는 것이다. 이후 그녀는 앞서 소개했던 런던의 해톤가든에 입성해 주얼리 왁싱과 가공업을 배우게 된다. 충만한 감성 위에 표현의 기교가 더해진 탓일까, 그녀는 평소 관심을 바탕으로 연구해온 14세기 문학 단테의 <신곡>이라는 작품에서 받은 영감을 통해 라인업을 구성 및 제작했고 그렇게 탄생한 그녀의 브랜드 ‘Alighieri’는 업계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브랜드 런칭 이후 그녀가 주얼리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는 더욱이 명확하다.  바로 ‘현대판 유물(보물)의 소유’이다. 우리가 소유한 어떠한 물건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지며 그렇게 그들의 삶 속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더욱이 소중하게 간직된다. 개인의 경험, 기억과 이야기들이 이 주얼리들을 통해 전달되고 공유된다. 이것이 바로 ‘현대판 유물’이 가진 가치다.


'그의 오디세이에서 영감을 받아, 나는 문학 속 등장인물들이 금으로 된 옷을 걸쳐 입고, 나의 목을 감싸 안으며 그리곤 나의 손가락 사이사이의 길을 찾아 나서는 듯한 이미지를 떠올렸어요. 마치 제 몸은 그들이 탐닉하는 미지의 세계가 된 것 같달까요.’ 

-로시 마타니(Rosh Mahtani)-


사자 문양의 메달 주얼리는 알리기에리의 대표작이다. 이것은 단테의 <신곡>에서 주인공이 사자 한 마리와 마주하며 용기를 잃음과 동시에 느꼈던 좌절과 두려움을 주얼리로 표현한 작품이다.


“알리기에리가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이 작품을 소유함으로써 문학의 특정 구절이 지닌 의미가 나의 일상에 녹아들어 무언가를 성찰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분명 단테의 이야기를 더욱이 잘 아는 사람이라면 단순한 주얼리 그 이상의 가치일 것입니다. 나는 알리기에리를 통해 단테의 신곡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안에 등장하는 사자의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었고요.”

-Lucy Jones (RCA 주얼리 디자인 석사생)-
 

알리기에리 브랜드 유저 루시는 사자 메달이 가진 의미에 매료되었다고 말한다.

 

“사자 메달과 귀걸이는 우리에게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용기’ 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촉매의 역할로 디자인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일상에서 나에게 ‘용기’가 필요한 순간을 준비할 때면 나는 이 목걸이를 착용하곤 합니다.”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황무지 세상 그리고 그 안에서의 찾은 사랑  



로시 마타니의 작품들은 주로 황금빛을 띠며 산개해 있는 진주 장식이 중세풍의 느낌을 주로 전달하지만

동시에 현대적인 느낌을 선사하기도 하다.


런던 패션위크를 맞이해 알리기에리는 남성복 패션 디렉터 엘리 그레이스 커밍 (Ellie Grace Cumming)이 스타일링한 단독 쇼케이스, ‘황무지의 사랑(Love in the Wasteland)’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 쇼는 영국의 모더니즘 시인인 T.S.엘리엇이 1922년에 출간한 시 ‘황무지'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된 것이다. 


이 컬렉션에서는 연결고리 모양이 연속적으로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다른 형태의 체인들이 한데 덩어리로 묶여 있거나, 물방울 모양의 진주들을 격자 구성으로 연결해 주얼리가 옷 그 자체로 변모하는 실험적인 작품들도 선보였다. 


대담하면서도 도전적이었던 그녀의 쇼는 그렇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후 문화, 예술적인 공을 인정받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디자인상을 수상한 최초의 보석 디자이너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다.


영국 디자인상과 런던 패션위크



영국 경제에 있어서 패션 산업이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코트라 영국 런던 무역관에 따르면 영국은 2015년 기준 전체 패션 시장의 규모는 500억 파운드로 주얼리와 장신구류는 그중 29억 파운드를 차지했다. 런던 패션위크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세간의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뒤로하고 영국의 패션산업의 성장에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에 이르러 전체 시장 규모는 629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부흥을 가능하게 했던 이유는 영국패션협회(British Fashion Council- BFC)의 전략적인 지원 덕분이다. 영국패션협회는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디자이너부터 3년 차 이상 디자이너까지 개인의 역량과 경험에 따라 서포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패션쇼 오픈부터 브랜드런칭과 성장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재정적인 지원 또한 서슴치 않는 게 그 특징이다. 실제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 디자이너들은 런던 패션위크를 넘어서 세계적인 패션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인플루언서로도 자리매김하였다. 신예 디자이너들이 유명한 거장 디자이너들과 한자리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가진 패션위크는 런던이 유일하다. 이런 체계적인 전략과 시스템은 런던 패션위크가 갖는 강점인 것이다.



‘엘리자베스 여왕 2세 영국 디자인 어워드’은 패션산업이 사회, 문화, 예술 나아가 외교에까지 미치는 영향과 역할에 초점을 맞춰 그 공로를 인정하여 수여하는 상이다. 여왕의 90번째 생일 행사를 맞아 지역사회 참여를 기반으로 사회, 문화, 예술적으로 신선한 바람을 이끄는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들의 성장과 그들의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2019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처음으로 패션위크 현장을 찾았다. 리차드 퀸(Richard Queen)의 쇼를 관람한 뒤 그에게 ‘엘리자베스 2세 영국 디자인상’을 직접 수여하기도 하였다. 이 상은 왕실이 이 상을 수상한 디자이너와 그가 속한 산업 및 사업에 대해 지원을 한다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 매년 영국패션협회는 영국 왕실과 협력하여 디자이너를 선정하고 수상한다. 세 번째 수상자는 앞서 언급하였듯이 알리기에리의 디자이너, 로시 마타니가 최초의 주얼리 디자이너로서 수상하게 된다. 


다른 도시의 패션위크에선 볼 수 없는 헤리티지 요소를 ‘왕실’의 후원과 협력을 통해 런던 패션위크만의 역사와 전통을 구축하려는 시도이다. 이러한 노력은 더욱이 다른 패션위크들과 확연하게 차별화되는 점이다.


알리기에리, 런던 패션위크의 주인공이 되다



알리기에리는 런던 패션위크에서 큰 세간의 주목을 바탕으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디자인상’을 수상한 최초의 주얼리 디자이너라는 수식어와 일련의 상징이 되는 명예를 안게 되었다.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 수상, 과연 무엇일까.


1.알리기에리의 수상은 주얼리가 더 이상 패션의 하위개념으로 분류, 종속되는 분야가 아니라 패션산업과 동등한 위치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황무지의 사랑’ 쇼를 통해 주얼리 분야 또한 패션 위크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공표한 계기가 되었다. 


2.패션업계가 지속가능성과 지역사회와의 협력에 점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로시 마타니는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한, 장인정신으로 하여금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해톤가든의 대표적인 주얼리 디자이너다. 이러한 열정이 올해 런던 패션위크의 주인공이 되는 영예를 안겨주었다.


3.신예 주얼리 디자이너도 확고한 철학과 강렬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영감을 주얼리에 녹여 낼 수 있다면 패션위크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로시 마타니의 수상으로 많은 주얼리 디자이너들이 영감을 받았을 것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영국패션협회와 이 상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주얼리 디자이너들이 앞다투어 런던 패션위크에 참여하면서 본인의 이름과 이야기를 알리는 행사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자료출처


본문 이미지 - 직접 촬영, Unsplash, Pixabay




참고문헌


[1] https://alighieri.co.uk/journey/about/

[2] https://www.pwc.co.uk/industries/retail-consumer/insights/retail-outlook.html

[3] https://news.kotra.or.kr/user/globalAllBbs/kotranews/album/2/globalBbsDataAllView.do?dataIdx=160812&searchNationCd=101010

[4] https://www.britishfashioncouncil.co.uk/

[5] https://www.theguardian.com/fashion/2020/feb/18/princess-anne-closes-london-fashion-week-with-royal-award



콘텐츠는 월곡 주얼리 산업연구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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