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재앙인가? 노화의 과정인가?
암
20년 전만 하더라도 암이라는 병은 죽음이라는 단어와 직결되어 있었던 것 같다. 단어가 주는 느낌 자체가 매우 공포스럽지 않은가? 이름이"암" 이라니....
놀랍게도 암이라는 병은 이미 고대 이집트, 400 BC 히포크라테스, 기원후 2세기의 기록들에서 이미 그 유래를 찾아볼 수가 있다. 물론 당시의 기록은 단지 종양성 병변에 대한 기술에 지나지 않고 지금과 같은 형태로 이해가 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에 "세포"에 대한 발견이 이루어지고 나서부터이다.
암은 악성종양, 악성신생물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악성 종괴도 같은 말이다. 악성의 반대 의미로 양성종양 등의 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암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지방종 등이 그 예가 된다.
암이라는 병의 기전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단순하다. 어떤 세포가 있는데 이 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해서 분열하며 살아가면 그것을 악성 세포라고 부른다. 쉽게 생각해서 사람이 태어나서 죽지 않고 지구의 인구가 계속해서 늘기만 한다고 생각해보자. 머지않아 지구는 발 디딜 틈 없는 공간으로 변할 것이다. 암세포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역할과 수명을 다한 세포는 더 이상의 세포분열을 멈추고 사멸해야 한다. 하지만 유전자의 악성 변환으로 인하여 사멸하지 않고 계속해서 분열하는 세포들은 종양을 형성하고 정상세포의 자리를 빼앗는다. 결국 정상세포는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사람에게는 이환된 장기부전 증상으로 나타나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모든 병이 마찬가지지만 세포의 악성 변환(암세포로의 변환)은 나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도 오래된 자동차가 고장이 나기 쉬운 것처럼 사람의 세포 역시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렇게 악성 변환을 일으키는 고장을 내기가 쉬워진다. 그래서 암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위험성이 올라간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젊은 사람에서 발생하는 암은 더 치료가 어렵고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것은 나이가 젊음에도 불구하고 암세포로의 변이가 일어나는 유전적인 취약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젊은 나이의 암 발생은 노인인구에 비하여 그 진행이 빠르고 정도가 심한 경우가 많다.
또한 암은 여느 다른 질병들처럼 외부의 위험 요인들과도 관련이 있다. 방사선이나, 전자기파, 흡연과 각종 발암물질도 결국 세포의 악성 변환을 일으킴으로 암을 발생시킨다.
위의 사진은 정상 간의 모습(좌측 상단)과 간암이 생겨 종괴가 침윤한 간의 모습(전체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얗게 보이는 것이 암세포의 모습이다.(전이성 병변) 정상 간세포 사이사이에 침윤하여 간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만든다.
암이 무서운 이유는 이러한 암세포들은 정상세포에 비하여 훨씬 더 빠르게 증식하고 혈관이나 다른 시스템을 통하여 몸 곳곳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원발병소에서 발생된 암은 세포 분열을 거듭하며 다른 장기에도 퍼져 나간다. 이것을 전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암이 전이가 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병이 진행된 상태임을 의미하고 말기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암의 치료는 결국 암세포가 하나도 남지 않도록 완전하게 적출하는 것이다. 그래서 암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크기가 작고 전이가 없는 초기 암의 경우에는 완치율이 높다. 그만큼 세포분열이 덜 일어났으며 전체적인 암세포의 숫자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암세포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완벽하게 제거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떨어지게 된다. 말기암이라고 부르는 전이가 일어난 경우에는 사실상 모든 암세포를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전이가 일어난 통로, 혹은 몸의 어딘가에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는 암의 치료에 있어 보조적인 부분이다. (물론 암세포의 특성에 따라 몇몇 경우에 있어서는 아주 효과적인 치료이다.)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의 기본적인 원리는 암세포의 숫자와 종괴의 크기를 줄여주는 데 있다. 만약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가 암세포의 숫자를 줄이고 완전히 박멸시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완전한 박멸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는 수술 전 수술의 범위를 줄이기 위한 수단이나, 수술 후 혹시라도 남이 있을지 모르는 미세한 암세포의 박멸을 위한 보조적인 방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지난 시간 동안 "암"이라는 병은 의학계의 가장 커다란 관심사이자 숙제였다. 그리고 지금은 상당히 많은 부분이 밝혀졌고, 완치에 이르는 경우도 많아진 질병이다. 중요한 것은 암이 얼마나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을 했느냐이고 이것은 결국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암 발견과 연결된다. 국림 암센터에서는 호발 하는 암 7개에 대하여 검진 권고안을 발표하였고, (2015.9) 국가에서도 1999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7대암 건진 권고안 (국립암센터) /사진출처: www.monews.co.kr
국가암검진사업 /사진출처: cityhospita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