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슈퍼괴짜경제학
'경제학'이라면 어려울 것만 같은데, '경제학적 관점'이라는 것은 일상생활에 언제나 적용될 수 있을듯 하다. 옷장에 옷은 많지만 매번 입을 옷은 없다고 말하는 것, 연봉은 오르지만 여전히 돈은 없다고 말하는 것...도.
- 스티븐레빗, 스티븐 더브너 지음 / 안진환 옮김
여행 가서 심심할 때 읽으면 좋을 책 3h
이 이야기들은 '경제학'으로 간주하는 대신 '경제학적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는 편이 더 낫다. '경제학적 접근 방식'이라는 표현은 199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 대학 경제학 교수 게리 베커가 발언해 유명해진 말이다.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 경제학적 접근 방식은 개인이 단지 이기심이나 이드에 의해서만 동기부여가 된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분석의 한 방법론이지, 특정한 동기에 대한 가정이 아니다. 사람들의 행동방식은 훨씬 더 다양한 가치관과 선호에 의해 의도되기 마련이다." - p31
그러나 모든 규칙에 예외가 있다고 해서 규칙을 아는 것이 해롭다고, 혹은 이익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전형적인 사람들이 무한히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 복잡다단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준선을 발견하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평균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것이 무엇이든 시작하기에 좋은 지점이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현실이 아닌 예외와 비정상을 토대로 우리의 사고(일상적인 결정, 법률, 통치방식 등)를 정립하는 경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 p33
우리의 경제학적 접근법은 세상을 우리가 바라는 모습이나 꺼리는 모습으로, 또는 간절히 원하는 모습으로 설명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그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이다. 우리 대부분은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을 고치거나 변화시키길 원한다.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 -p36
그가 내린 결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천부적 재능'이 나지치게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많은 이들이 스스로 모종의 한계를 갖고 태어난다고 믿는다. 그러나 한 개인이 어떤 과업에 대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이례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놀랍게도 거의 없다." ...숙달은 에릭손이 말하는 '의도적 연습'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 의도적 연습에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포함된다. 첫째,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둘째 즉각적인 피드백을 확보해야 하며, 셋째 결과에 못지않게 테크닉에도 주력해야 한다. -p96
피드가 별난 사람이며 반대에 부딪히면 무슨 수를 써서든 상대를 설득할 방법을 찾아내고야 만다는 사실, 필요하다면 위협을 해서라도 원하는 바를 달성한다는 사실 역시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심지어는 자신의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에 붙인 이름도 당당하고 거만해 보였다. 어짓시.그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페니키아 말로 '멀리 볼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냥 지어낸 것'이라고 웃으면서 시인했다. 결국 피드가 이겼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데이터가 이긴 셈이다. - p111
그러나 우연히 이와 유사한 현상을 목격할 기회가 있었는데, 바로 수많은 워싱턴 의사들이 의학계 모임 때문에 한꺼번에 타지에 나가 있었을 때였다. 그 시기 동안 사망률이 전면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피드는 이렇게 말한다. "의사와 환자의 상호작용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모든 수치가 올라가게 마련이다. 치명적이지 않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 가운데에는 투약과 절차가 늘어나는 이들이 많아진다. -p 122
최종적으로 이 그물의 효과를 강력하게 해준 것은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극적으로 높여준 한 가지 추가 지표였다. 그러나 우리는 국가 보안 차원에서 자세한 내용을 폭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것을 그저 '변수 X'라고 부르겠다. 변수X가 그토록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그것은 이구학적 지표가 아니라 행동에 관한 지표이다. 이 세상 모든 테러 방지 당국의 꿈은 테러리스트들로 가득한 곳에서 그들을 몰래 관찰하는 것이다. 변수 X는 작지만 중요한 방식으로 그 일을 가능케 해준다. - p139
선택편향, 그리고 감독과 더불어 우리가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가 있다. 인간의 행동은 동기와 사회규범, 평가기준, 그리고 지난 경험에서 배운 교훈 등 매우 복잡한 요소들의 결합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간단히 말하자면, '맥락' 말이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특정한 상황하에서 어떤 동기와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합리적인 행동이라 불리며, 이것이 바로 경제학의 핵심이다. - p177
이는 어째서 의사 병동의 사망률이 산파 병동의 사망률보다 훨씬 높은지를 설명해준다. 의사 병동에 있는 여성들이 집이나 심지어 거리에서 아이를 낳는 가난한 여성들보다 훨씬 쉽게 목숨을 잃는 이유를 말해준다. 그리고 그것은 어째서 오랫동안 진통을 겪는 여인들이 열병에 더 잘 걸리는지도 설명할 수 있다. 산모가 그러한 상태로 오랫동안 누워 있을수록 더욱 많은 의사와 학생들이 방금 해부실에서 묻혀온 시체의 잔존물이 남아있는 손으로 그녀의 자궁을 찔러보고 자극하기 때문이다. 후에 제멜바이스는 이렇게 탄식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바로 그 거대한 죽음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p199
그렇다. 모든 외부효과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훌륭한 공립학교들은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일으킨다. 왜냐하면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는 우리 모두에게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을 높여주기까지 한다.) 과수원의 농부와 양봉업자는 서로에게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끼친다. - p249
인생이 그렇듯, 경제학에서도 그것이 아무리 어리석은 질문일지라도 기꺼이 질문을 던질 의사가 없다면, 그 답은 결코 찾지 못할 것이다. 첸의 문제는 간단한 것이었다. 내가 한 무리의 원숭이에게 돈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p297
세상에 어려운 문제를 쉽게 표현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쉬운 일을 그럴듯하게 표현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참 재미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