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문규 Jul 17. 2022

제비다방과 모이또

에세이

어스름한 저녁 8시, 많은 사람들이 피로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지나가요
상수역 어귀에 있는 제비다방에서 의자를 끌어안고 모히또 한 잔을 주문한 뒤 주변 사람들의 표정을 바라봐요.
"인디의 외로움과 행복함이 공존하는 이곳이 바로 제비다방이에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모히또 한 잔 나왔어요 라는 직원의 말에 차가운 얼음에 담겨 씁쓸한 맛이 나는 모히또를 손에 움켜쥐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요. 지하에서는 오늘의 공연을 준비하는 인디밴드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드럼의 둔탁함과 청량감이 목을 타고 흐르듯 모히또를 마셔요. 술을 못하는 내게 이 술은 사랑의 시작처럼 가볍지만 진정성 있게 설레기도 해요. 그래서 항상 이곳을 오면 모이또를 시켜죠. 옆에 앉은 당신 차례예요. 저와 함께 이곳에서 모이또를 마시며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세요. 당신의 사랑은 무엇이었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