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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Jul 13. 2022

일상

에세이

  이유 없는 불안과 우울감이 또다시 다가온다. 심장을 부여잡고 고개를 처박은 채, 눈을 감는다.

속 안에 있는 나에게 질문한다. 그 또한 모른다고 나를 밖으로 내던져버린다. 다시 눈을 감아 문을 두드려도 굳게 닫힌 마음은 열어줄 생각이 없나 보다. 시간이라도 빨리 흘러달라고 외쳐본다. 공학적인 것들은 너무도 정확해서 나를 이곳에 방치해둔다. 쉴 수 있는 공간은 사라지자 거대하고 어두운 잎 하나가 그늘을 만들어 덮친다. 피할 수도 없이. 어지러운 향기가 난다.

휘청거리다가 넘어진 나를 두고 사람들은 웃는다. 이 잎은 나만 볼 수 있는 탓에 웃어야 할 일이 아님에도 기학적인 상황에 난처하기만 하다. 조롱거리가 된 나를 나도 방치한다. 차라리 그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습기만 하다. 내가 나로 인해 비웃음거리가 된다는 게. 지쳐버린 나는 흙을 털지도 않고 일어난다. 엉덩이에 지저분하게 뭍은 흙은 떨어지지도 않는다. 또 다른 특이점은 마음 한 편에 놓는다. 마음속의 내가 또 더러운 것을 들고 왔다며 화를 낸다.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을 해봐도 일방적인 그에게 미안하다고만 말할 뿐이다. 그뿐이다. 나는 나를 달래지도 방어할 수도 없어서 매번 이렇게 당하고만 산다. 이게 내 일상이다. 담담하게 털어놓았지만, 담배처럼 목을 먹먹하게 해서 울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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