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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Aug 11. 2022

인디의 고립

에세이

  트로트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 뒤로 그라인더가 철을 가는 소리가 들린다. 용접으로 철을 녹이는 소리도 들린다. 나의 평범치 않은 아침은 벌써부터 순탄하지 않다. 이어폰을 끼고 그 소리들을 가릴 만큼 소리를 키운다. 내가 있어 사회의 소리는 시끄럽다. 인디들의 소리는 사회와 동떨어져 있다.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말한다. 그래서 마음이 외로운가 싶다가도 꼭 그렇지만도 않는 것 같다. 가랑비처럼 스스로를 마음을 가득 채워서 그런 거라고 말하고 싶다. 언제인가 글을 쓰다가 문뜩 나는 누군가를 위해 글을 쓰고 있나 싶었다. 거기에 물음으로는 다음과 같았다.

  마음이 외로워서?
  사람이 그리워서?
  마음을 채우고 싶어서?
  누군가에게 속울음을 알리기 위해서?

  그렇다기에는 나는 나로 너무 가득 채워져 있다. 나는 나의 말로 글을 쓰고 있는데 나는 외롭다. 나로 고립되어 있다. 스스로 고립시켰다. 그게 정답인 것 같다. 고립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사회와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인디들은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래서 외로운 거다. 외로움 또한 사회와 연결되었다기보다는 스스로를 보듬지 않아서 시작된다.
  오늘도 나는 나를 안아보려고 한다. 발가벚겨진 나를 껴안아본다. 그러다 보면 속 안에 있는 내가 있다. 허우적거리는 내가 있다. 스스로를 단죄하고 고립 속에서 벗어나자. 그리고 빗속에 죽어가는 나를 호우 속에서 인근에 있는 마른땅으로 건져내자. 심호흡을 하고 차가워진 나를 껴안고 내 체온으로 나를 껴안는다. 진정된 나는 편안 숨을 내쉰다.  내일이면 다시 고립된 나를 발견하겠지만, 다시 건져 올려야만 한다. 그래야만 외롭지 않은 하루가 된다. 이렇듯 인디의 고립은 매일 같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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