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카페에 가면 언제나 자몽에이드를 주문한다.
차가운 얼음 사이에 쓴맛을 담고 있는 유일한 에이드.
쓴맛 끝에 오는 달콤한 단맛은 너를 상기 시킨다.
너는 언제나 내 기억 속에 숨어 한 순간 씩 아픔을 짙게 누른다.
붉게 물들던 네 입술은 자몽 맛이 났었다.
하얀 속살에서 흐르던 땀 사이에서도 너는 쓰고 단 향기가 났다.
아픈 맛이라 건 세상에 없는데, 너는 내게 새로운 걸 남기고 떠났다.
너만 한 아픔은 내게 없었다.
중독되는 집착과 사랑 속에서 어느새 나는 길을 잃었다.
그래서 너와 닮은 것을 갈망한다.
너를 닮은 것을 이해하려 한다.
다 마신 에이드의 유리컵에 물기가 흐른다.
엄지손가락으로 아래에서 위로 컵을 문질러본다.
그 안에 담긴 네가 슬프게 나를 노려본다.
유리잔에 담긴 자몽의 색이 바랬다.
그처럼 너에 대한 기억이 아픈 것만 남긴 채 서서히 바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