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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Mar 11. 2023

참 이상한 일이다로 시작해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로

망상은 몽상으로 몽상은 환상으로 다시 망상으로의 반복


-참 이상한 일이다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보냈을 땐 편한 맘으로 잠을 잘 수 있지만,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 하루는 밤이 되면 항상 이유도 없이 외롭고 잠이 오질 않는다. 마음과 닮은 노래를 찾아봐도 가사들에 마음을 담을 곳이 없다. 나는 기댈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 습관적 외로움. 그래 이 지겨운 마음은 습관적 외로움이다. 나는 아직 이 외로움을 벗어날 방법을 모르겠다.

-과거의 인연이 나오는 꿈
  잠이 들면 나를 떠나온 사람들이 꿈에서 자주 나온다. 그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그때처럼 놀다가 잠에서 깨어나면 어제의 가득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처음처럼 공허하다. 익숙해질 만도 한데 이럴 때면 나를 떠나온 사람들에게 떳떳할 만큼 나를 지키며 살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본다. 아직은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들린다. 나는 나아진 것이 없다. 여전히 나를 다루는 것이 미숙하고 까다롭기만 하다. 남들이 말하는 보편적인 인간관계의 이해는 버겁고 기피하고 싶은 고된 일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내 사회에서의 MBTI는 ENFJ이다. 겉으로는 참 친절하고 좋은 사람인 척하는 사람이다 보니 이런 내 속마음을 그들은 잘 알지 못한다. 알더라도 그건 이미 내가 그들을 떠난 이후에 일이니 그들이 그날 이후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내 망상에서만 있는 일이다. 그래서 내가 괴로운 것 같다. 이 끝없는 자기혐오 속 좌절감이 마치 쾌락처럼 느껴져 끊어낼 방법을 모르겠다.

-지웠던 이야기를 꺼내보면
  지워야 했던 이야기는 치사하게도 내가 모르는 사이 속 깊이 각인된다. 일상을 살다가 때때로 어느 날 그날의 향기와 닮은 무언가와 마주쳤을 때 각성하며 머릿속을 찾아 맨다. 그러다 보면 나는 그날로 돌아가 그들을 떠나야만 했던 이유가 상기된다. 그렇게 다시금 잠식되어 스스로를 가장 밑바닥으로 내려본다. 어둠이 가득 내린 이곳에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영역을 만들고 숨을 참고 목을 졸라본다. 머리 위로 피가 쏠리며 느껴지는 아득함에 졸음이 몰려오도록 옥죄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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