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가 억울할 때만 우는 사람이라 내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나 봐요. 이 우울은 당연하다고 단정 지어버려서 울지 못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도 그랬어요. 할머니가 아프실 때도 그랬고요. 전 기댈 사람이 필요할 뿐이거든요.
이 우울은 그림자가 없어서 불안정한 사람을 찾나 봐요. 불안정한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원이 되기를 바라요. 하지만 결국 완성 되질 못하겠죠. 당연한 거예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으니 반복된 모순의 굴레 속에서 허덕이다가 오늘도 잠에 들어요. 오늘 밤에도 당신의 목소리에 불안정을 찾아요. 혼란한 생각 속에서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수정되지 않는 말 하나만 할게요. 갈망하는 마음으로, 당신의 불 완정함을 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