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을 곳 없이 사랑해라는 말을 내뱉어도
듣지 않을 네 덕에 하나의 시가 사라졌어.
그래도 글은 이어가야겠지.
차라리 바다에서 태어났으면 싶었을 걸.
숨을 곳 없어도 바다가 나를 품어주잖아.
찬기가 올라와, 숨을 쉬는 모든 곳에 물이 가득 차올라.
죽어가는 내 모습을 보아도 너는 무덤덤하겠지.
오히려 즐거워할 것도 같아.
이제 더는 너를 괴롭힐 사람이 없어졌으니깐.
죽은 나를 걷어내지 말아 줘.
살이 물에 썩어가고 부풀어 오를 때
갖은 물고기 떼가 내 살점을 뜯어먹어 버릴 때까지.
그제야 나는 비로소 보통의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그제야 너는 나를 돌아보겠지.
산 것들은 언제나 죽어가는 것들을 그리워하잖아.
마지막으로 내 얇은 뼈를 쓰다듬어 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줘.
목뼈쯤 어딘가에 작은 키스마크를 남겨줘.
나는 그걸 품고 평생 죽어버린 채 살아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