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창문을 열었는데 바람이 내 얼굴을 천천히 쓰다듬고 지나갔다.
누군가는 별일 없는 하루를 무료하다고 하지만,
나는 이 별일 없는 하루를 지키기 위해 매일 애쓰고 있다.
한때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에 자꾸만 흔들렸지만,
이제는 내가 가진 것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울하지 않기 위한 생활 습관을 ‘생활’ 그 자체로 살아내고 있다.
1. 미니멀한 마음, 미니멀한 집
우울의 시작은 어지러운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내 머릿속이 복잡할수록, 집도 어지럽고, 마음도 어지럽다.
그래서 나는 먼저 집을 비우기 시작했다.
장난감이 가득한 거실, 눈에 띄지 않는 찬장 속 그릇들, 입지 않는 옷들.
조금씩 덜어내면서, 우리 가족이 ‘정말 좋아하는 것’만 남기기로 했다.
아이들도 점점 배운다.
“이건 꼭 필요한 물건이야?”
“이건 우리가 사랑하는 거야?”
아이의 질문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미니멀은 물건만 덜어내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감정, 비교, 욕심도 함께 비우는 삶이라는 걸 매일 배우고 있다.
2. 리듬 있는 식사와 느긋한 밥상
우울은 당 떨어진 몸에서도 온다.
무너진 식습관, 급하게 때우는 끼니가 마음도 허기지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 3끼를 ‘의식처럼’ 지키기로 했다.
물론 완벽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밥 한 술 뜨면서 서로 눈을 맞추는 순간은 지키려고 한다.
아침엔 소화 잘되는 미음과 과일,
점심엔 집에서 만든 반찬과 밥 한 그릇,
저녁엔 함께 앉아 도란도란 하루를 나누며 먹는다.
식탁은 우리 집의 회복 공간이다.
이 조용한 식사의 리듬이, 우리 마음의 리듬도 지켜준다.
3. 디지털 디톡스, 감정 방전 줄이기
우울을 부르는 또 하나의 통로는
필요하지 않은 정보의 과잉이다.
SNS 속 남의 삶을 보며,
나도 모르게 비교하고, 초조해지고, 허무해졌던 날들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집에 ‘디지털 안식 시간’을 만들었다.
저녁 7시 이후엔 핸드폰을 내려놓고,
음악을 틀고, 조명을 낮추고, 따뜻한 차를 마신다.
불빛을 줄이면, 감정도 차분해진다.
그 어두운 조명 속에서 오히려 우리 얼굴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4. 자연과 연결되는 매일의 순간들
우울은 고여 있는 마음에서 자란다.
움직이지 않고, 머무르기만 할 때 찾아온다.
그래서 하루 30분 자연을 꼭 만나는 시간을 만든다.
작은 공원이라도 걷고,
텃밭에서 흙을 만지고,
아이들과 하늘을 올려다보며 질문을 주고받는다.
“엄마, 저 구름은 뭐 닮았어?”
“글쎄, 오늘 네 기분 같지 않을까?”
그렇게 자연 속에서 아이의 마음도, 나의 마음도 한 번씩 씻긴다.
5. 하루 한 번, 나를 위한 10분
아이 둘을 키우고,
일하고, 집안일까지 하다 보면,
내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수록 나는 하루 10분이라도, 나를 불러내는 시간을 만든다.
작은 노트에 감사한 것 3가지를 적거나,
좋아하는 찻잔에 따뜻한 허브차를 따라 마시거나,
조용히 음악을 듣는다.
그 시간이 쌓이면,
나는 ‘아이들의 엄마’가 아니라, ‘나’로서 하루를 살게 된다.
우울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잃을 때 슬며시 들어온다.
그래서 ‘나’를 기억하는 이 시간은 너무 소중하다.
결론 : 평범한 하루가 가장 강력한 우울 예방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보다 앞서 가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우리 속도로,
작은 평화들을 매일 쌓아가고 있다.
우울을 이기려 애쓰기보다,
우울이 들어올 틈이 없는 삶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
그게 우리 4인 가족이 선택한 미니멀하고 심플한 라이프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이런 소박한 일상이,
우리 가족을 가장 단단하게,
가장 따뜻하게 지켜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