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쓰지 않는 것들로부터 조용히 멀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세일 중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꼭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사곤 했다.
냉장고에는 먹다 만 반찬들이 가득했고,
화장대엔 같은 립스틱이 네 개씩 굴러다녔다.
아이들 장난감도, 옷도, 책도… 많으면 안심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물건이 많을수록 마음이 무거워진다는 걸.
돌아보면, 내가 버리지 못했던 건 ‘물건’이 아니라
‘불안’이었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고
나는 나만의 절약 루틴을 만들었다.
“덜 쓰는 삶이 곧 더 풍요로운 삶”이라는 걸
이제는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있다.
하나하나 되짚어본다.
어떤 습관들이 지금의 나를 더 평화롭게 만들었는지.
1. 카페 대신 집카페
커피를 참 좋아한다.
예전엔 하루에 두세 잔씩 사 마셨다.
그런데 요즘은 직접 원두를 갈아
내 손으로 커피를 내리고,
아이들이 잠든 새벽에 조용히 한 모금 마신다.
카페 분위기를 좋아했던 나였지만
이제는 나만의 작은 집카페가 더 좋다.
디저트도 직접 만들고,
좋아하는 잔에 담아 천천히 음미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느리게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
2. 장보기는 ‘목록대로’
장보러 가기 전,
한 주간 냉장고를 열어본다.
먹고 남은 반찬들,
시들어가는 채소들,
유통기한이 다가온 계란까지.
이제는 ‘있는 걸 먼저 먹는 삶’을 선택한다.
장바구니에는 딱 필요한 것만 담는다.
그것만으로도 일주일이 충분하다는 걸,
이제는 안다.
이건 절약이 아니라 자기 존중이다.
필요 이상을 사지 않는 것은
‘나는 충분히 만족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라는 선언이니까.
3. 세제도 화장품도 ‘하나면 충분해’
세탁세제, 주방세제, 욕실세제…
별도로 살 필요가 없다.
천연 다용도 세제 하나로 충분하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스킨, 로션, 크림, 에센스…
이젠 하나의 심플한 보습제로 만족한다.
‘좋은 걸 쓰는 것’이 아니라
‘과하지 않게 쓰는 것’이 내 피부엔 더 좋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4. 소비 대신 ‘기록’
이전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소비했다.
쇼핑몰을 뒤지며 장바구니를 채우고,
배송 올 때의 설렘으로 위안을 삼았다.
지금은 그 감정을
‘글쓰기’로 푼다.
내 마음을 적다 보면,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보인다.
오히려 그 순간,
‘사는 것’보다 ‘쓰는 것’이 훨씬 만족스럽다.
5. ‘한 가지를 오래 쓰기’의 기쁨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나서
나는 물건을 더 신중히 고른다.
가격이 조금 더 나가더라도
오래 쓸 수 있는 것,
고쳐 쓸 수 있는 것.
그리고 하나를 오래 쓰는 건
내게 작은 자부심을 준다.
십 년 된 가위 하나,
다 헤진 앞치마를 꿰매 입는 것조차
이제는 나의 미덕이 되었다.
이런 절약 습관은,
결코 ‘궁핍하게 사는 법’이 아니다.
그건 ‘나를 존중하며 사는 법’이고
‘감사할 줄 아는 삶의 방식’이다.
물질의 무게에서 벗어날수록
마음은 가벼워지고,
그 안에 진짜 소중한 것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에 족하니라.”
– 마태복음 6:34
이 말씀처럼,
나는 오늘 하루에 충실하며
필요한 만큼만 채우고
감사한 마음으로 비워낸다.
그것이 나의 절약이고,
나의 기도이며,
나의 미니멀한 일상이다.
마무리하며
절약은 더 이상 인색한 삶이 아니다.
이제는 그것이 내 자유이고,
내 마음을 지키는 방식이다.
나는 오늘도 소비하지 않고,
기록하고, 느리고, 충만하게 산다.
그리고 그 안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평안과 만족을 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