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 젊음을 보내는 방식

by 소소한빛

요즘 부쩍 흰머리가 늘었다.

한두 가닥이던 새치가

이젠 거울 앞에 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게 되어버렸다.


파우치엔 더 이상 립스틱보다

새치 커버 마스카라가 먼저 들어 있고,

햇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흰머리가

은근히 마음을 흔든다.


이제 나는 젊음을 떠나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 내 일상은 미니멀하다.

SNS도 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집밥을 해 먹고,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고

아이들과 조용히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엔 정리된 삶,

무소유에 가까운 단순함 속에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여전히

시간이 흐른다는 건 마음을 흔든다.


최근 나는 더 자주 신경질을 낸다.

조용하던 내가 목소리를 높이고,

사소한 일에 짜증이 나고,

감정 기복이 부쩍 커졌다.

왜 이렇게 예민해졌는지,

왜 이렇게 불안한지 곰곰이 들여다봤다.


그건 어쩌면

젊음을 애도하는 중이었는지도 모른다.


예전의 피부, 에너지, 감정의 유연함.

그 모든 걸 잃어가고 있다는 걸

나도 모르게 감지하고 있었던 거다.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을 비운다.

감정 하나, 물건 하나,

집착 하나, 비교 하나씩 내려놓으며

속사람을 다시 바라본다.


그때 떠오른 말씀.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고린도후서 4:16)

나는 지금도 늙어가는 중이고,

그러나 동시에 속사람은 새로워지고 있는 중이다.


나는 지금

흰머리를 받아들이고

젊음을 애도하며

감정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나답게, 조용히, 단순하게

속사람을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소유를 줄인 삶이

결국은 더 본질적인 나를 마주하게 해준다.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다 보면

진짜 나이듦의 의미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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