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더 이상 높이 오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성취, 경쟁, 열정, 성장, 발전…
그 모든 말들이 점점 내게는 낯설고 무겁게 느껴진다.
언젠가부터 나는 매일이
무언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버티는 삶을 살고 있었다.
‘오늘도 나는 부족하다’는 자책으로 눈을 뜨고,
‘내일은 더 나아져야 한다’는 강박으로 잠을 청했다.
열심히 살면 행복해질 줄 알았고,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보상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끝이 없었다.
성취하면 할수록, 더 높은 산이 앞에 있었고
견디면 견딜수록, 더 강한 파도가 밀려왔다.
그래서 문득,
"이게 정말 주님이 원하시는 삶일까?"
"내가 원했던 삶이 맞긴 할까?"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었다.
요즘 나는 더 많이 가지지 않아도,
더 빨리 달리지 않아도,
그저 주님 안에서 평안한 하루를 살아내고 싶다는 기도를 드린다.
거창한 계획도, 눈에 띄는 성취도 없이
평범한 집밥 한 끼를 준비하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남편과 조용히 커피 한 잔 나누며,
햇빛을 쬐는 그런 하루.
어쩌면 그런 일상이야말로
주님께서 예비하신 “충만한 삶”일지 모른다.
누구는 말할지도 모른다.
“그건 현실 도피야.”
“너무 낭만적이잖아.”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지금의 세상이 낭만을 너무 잃었기 때문에,
이 평안이 더 간절하고 더 귀하다는 걸.
나는 주님이 주시는 소박한 만족과
작은 것에서 오는 기쁨의 감각을
다시 회복하고 싶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가진 것보다 지켜야 할 것을 먼저 생각하며,
그저 하루하루 주님께 안겨 쉬고 싶다.
이제는 더 많이 가지기보다,
더 많이 비우는 삶을 살고 싶다.
사방이 불안과 조급함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나는 오히려,
작은 일상의 평안 속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사랑하는 딸아,
너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단다.
내 안에서 쉬어라. 내가 너의 안식이 되어줄게."
그 말씀 한마디면 충분하다.
나는 더 이상 바쁘게 살지 않아도 된다.
나는 더 이상 누군가와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이미, 주님의 사랑받는 자녀이니까.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창문 사이로 부드러운 바람이 들어온다.
아이들은 낮잠을 자고 있고,
나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조용한 이 시간을 누리고 있다.
내 삶이 비록 세상의 기준으로는 초라하게 보일지 몰라도
내 마음은 지금,
주님의 품 안에서 가장 평안하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이제는 정말, 그것이면 충분하다.
“내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시편 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