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0이면 충분한 삶

by 소소한빛

“돈이 많지 않아도, 마음이 가볍고 따뜻한 삶.”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매달 돈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쫓기듯 살았다.

돈은 늘 모자랐고, 소비는 일종의 위로였다.

신용카드의 할부는 ‘괜찮아, 다음 달에 갚으면 돼’라는 작은 거짓말로 시작됐고,

늘어가는 결제 문자와 빠듯한 통장 잔고는 내 마음을 조용히 조이기 시작했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부족한 건 돈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기준’이라는 걸.



‘충분함’이라는 감각을 잃어버린 시대


우리는 매일 광고에 노출된다.

‘이 정도는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 옷 하나쯤은 있어야 봄이지’,

‘이 정도 차는 타야 사람 대접받지 않겠어?’


그 말들에 이끌려 소비하고, 갖고, 쌓고, 지쳐간다.

하지만 어쩐지 늘 ‘조금 부족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적은 돈으로도 괜찮은 삶’을 진심으로 살아보자.



‘월 200의 삶’ 실험이 시작되었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한 달에 쓸 수 있는 돈은 자연스럽게 줄었다.

처음엔 막막했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

가끔 누리던 외식,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아두던 옷들…


모두 ‘잠깐 멈춤’ 상태가 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부터 삶의 밀도가 바뀌었다.


조금 불편했지만,

하루 세끼를 직접 만들어 먹는 시간이 생겼고,

동네를 천천히 산책하는 여유가 생겼다.


버스를 타고 가던 길에서 창밖을 자주 보게 되었고,

‘안 사도 되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필요 이상을 원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한 달 식비 30만 원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알았고,

비싼 옷보다 오래 입을 수 있는 기본 티셔츠 하나가 더 좋았다.


에어컨 없이도 선풍기와 차가운 물수건으로 여름을 날 수 있었고,

카페 대신 공원 벤치에 앉아 마시는 아이스커피가 훨씬 시원했다.


‘있으면 좋은 것’과

‘꼭 필요한 것’은 다르다는 걸

몸으로 배우는 시간이었다.



‘월 200’이 주는 안정감


이제 나는 매달 200만 원으로

식비, 공과금, 육아비, 교통비, 생활비, 약간의 여유자금까지

충분히 살아간다.


풍요롭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불안하지 않다.


필요 없는 물건은 내 곁에 없고,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것들만 곁에 남아 있다.


그리고 그게

돈으로 살 수 없는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줬다.



돈이 적게 드는 삶은, 마음이 많이 드는 삶이었다


자극적인 소비 대신

잊고 지낸 감정에 집중하게 된다.


아이와 나란히 앉아 그림을 그리고,

창문을 열고 바람 소리를 듣고,

낡은 머그잔에 따뜻한 커피를 따라 마시는 그런 삶.


그 안에 우리가 원했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충분함’이 다 들어 있었다.



부자가 되지 않아도, 마음 부자로 사는 법


월 200이면 부족할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안다.


그 안에서도 얼마든지

단정하고 따뜻하고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세상 기준이 아니라,

내 삶의 기준으로 선택하고

비우고, 누리는 삶.


그 안에서 나는 조금씩,

진짜 나다운 삶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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