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네 명이다.
엄마, 아빠, 그리고 두 아이.
우리는 더 이상 많은 것을 소유하진 않지만,
이제는 더 깊이 사랑하며 살아간다.
누군가의 눈엔 단출하고 단조로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조용한 집 안에는
우리만의 소중한 리듬이 흐르고,
그 속엔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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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가벼워지자, 마음도 가벼워졌다
몇 해 전부터, 우리는 조금씩 버리기 시작했다.
장난감이 넘쳐나는 거실,
색깔도 쓰임새도 제각각인 그릇들,
1년에 한 번도 입지 않는 옷가지들.
“혹시나”를 붙잡던 습관을 내려놓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진짜 필요한 건 손에 닿는 몇 개의 물건뿐이었다는 걸.
불필요한 것들이 사라지자
우리의 시선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에게 향하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 우리는 물건보다 서로를 더 자주 바라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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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은 우리 가족을 이어주는 끈이다
요즘 우리 식탁은 화려하지 않다.
냉장고 안의 재료는 딱 일주일 분량.
어제는 계란말이, 미역국, 제육볶음.
오늘은 김치찌개와 두부조림.
아이들은 때때로 불평도 하지만
“엄마 밥이 제일 좋아”라는 말 한마디에
나는 다시 냄비 뚜껑을 여는 힘을 얻는다.
식탁은
우리 네 사람이 하루를 붙들고 있는 작은 정거장이다.
조용한 대화, 가끔은 웃음,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오늘도 수고했어”라는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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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느끼고, 쉬는 여행
우리는 크고 화려한 여행 대신
짧고 느린 여행을 자주 떠난다.
한겨울엔 인근 산책길을 걷고,
여름엔 텐트 하나 들고 근교 계곡에 다녀온다.
가을엔 볕 좋은 시골 카페에서
아이들과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사진을 남기기보다 풍경을 눈에 담고,
쇼핑 대신 나뭇잎을 줍는다.
아이들은 처음엔 심심해했지만
요즘은 누가 더 작은 꽃을 먼저 찾았는지 시합하듯 나서고,
남편은 “여행이 쉬워졌네”라며 웃는다.
비움의 여행, 미니멀한 떠남은
우리 가족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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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그리고 서로의 대화
예전엔 우리도 다투곤 했다.
바쁘고 피곤하고, 각자의 기분을 챙길 여유가 없어서.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잠들기 전, 우리는 짧게라도 서로에게 묻는다.
“오늘 어땠어?”
“괜찮았어?”
말이 길지 않아도 된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대충은 안다.
미니멀한 삶은 부부 사이의 대화도 달라지게 했다.
우리는 물건보다 감정에 더 집중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오래 보듬는 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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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치
우리는 아이들에게
“갖는 것”보다 “사는 법”을 가르치고 싶다.
많이 가지는 것보다
소중히 여기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
“조금만 있으면 돼.”
“불편한 것도 괜찮아.”
“있는 것 안에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어.”
이런 말들이
아이들 마음속에 작지만 단단한 뿌리로 남길 바란다.
우리는 완벽한 부모는 아니지만
함께 있는 시간만큼은
진심을 다하려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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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살아간다는 것
지금 우리는 SNS에 아무것도 올리지 않지만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매일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며 지켜주는 삶.
그 안에서,
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는 우리 가족.
비워낸 자리에 사랑이 채워지고,
단순한 하루에 감사가 깃드는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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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족.
미니멀한 집.
단순한 식탁.
따뜻한 대화.
짧은 여행.
그리고, 서로를 향한 눈빛.
그것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우리는
조용히, 단단하게,
함께 살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