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아이가 자주 아프다.
열이 나고, 콧물이 흐르고, 기침을 할 때마다
내 마음은 함께 무너진다.
밤새 아이의 이마를 짚고,
작은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시간이 참 느리게 흐른다.
하지만 그런 밤을 지나고 나면,
눈을 뜨는 아침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알게 된다.
오늘 아침, 아이가 나를 보며 웃었다.
그 작은 미소 하나에 눈물이 핑 돌았다.
아프지 않고 웃는 그 순간 하나만으로
나는 오늘도 충분히 살아갈 이유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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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여행을 자주 다녔었다.
남들처럼 바다도 보고, 산도 보고,
근사한 숙소에서 예쁜 사진도 남기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여행을 잘 가지 않는다.
아이가 아프고, 나도 지치고,
무언가를 계획한다는 게 더는 쉽지 않다.
그래도 괜찮다.
요즘은 ‘집에 있는 하루’가 가장 고요하고 귀하다.
햇살이 드는 거실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는 것,
아이가 자는 틈에 조용히 글을 쓰는 것,
다 식은 밥을 먹으며
“그래도 따뜻한 국이 있으니 감사하다”고 중얼거리는 순간.
그게 바로 내가 꿈꾸던 삶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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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주님께서 나를 지켜주셨다.”
하나님의 말씀은 오늘도 내 마음을 붙잡는다.
시편 121편이 오늘 유독 깊게 와닿는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내가 무너질 것 같을 때마다
말씀을 통해
“괜찮다, 너 잘하고 있어”
그런 위로를 받는다.
그 말이 없었더라면,
아마 나는 매일 무너졌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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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에게 중요한 건 작은 일상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 마음이다.
장난감이 어지러진 거실도,
깨끗이 비운 밥그릇도,
자잘한 감기로 또 병원을 들락거리는 날도,
모두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가족이 내 곁에 있다는 감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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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말할 수 있다.
“여행을 가지 않아도, 집에만 있어도 행복해요.”
모두가 멀리 떠나야만 쉼이 있다고 말할 때
나는 오늘 이 고양시의 조용한 아파트에서,
한 그릇의 국과
아이의 웃음 속에서
작은 천국을 경험한다.
세상이 뭐라 해도 괜찮다.
나는 이렇게, 오늘도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작고 조용한 행복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