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0으로 살고 있다.
가끔은 빡빡하다.
계산기 두드리며 마트 돌고,
월세, 교육비, 보험료 줄줄이 나가면
텅 빈 통장에 한숨부터 나온다.
그래도 어찌저찌 살아간다.
냉장고엔 반찬이 있고,
아이도 잘 웃고,
나는 저녁이면 꼭 앉아 커피 한잔 마신다.
조금 부족하지만,
그게 곧 무너질 만큼은 아니다.
⸻
작은 것에 웃을 줄 알게 되었다.
아이가 내 밥 위에 김을 올려주며
“엄마 많이 먹어~” 할 때,
그게 하루치 위로다.
김치찌개에 달걀프라이 하나면
식탁이 꽤 든든해 보인다.
있는 재료로, 있는 힘껏 차린 밥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풍경이 되기도 한다.
⸻
아무 일 없는 하루가 고맙다.
일이든 육아든,
뭐 하나 쉽게 풀리는 건 없다.
몸은 늘 무겁고,
잠은 부족하고,
머릿속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런데
오늘 아이가 안 아프고,
퇴근길에 비 안 오고,
누구랑 싸우지 않고 하루가 끝나면
그게 제일 큰 복이다 싶다.
⸻
크게 행복하진 않아도, 충분히 괜찮다.
나는 지금,
조금 느리고 조금 부족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도 돌아보면
별일 없이 하루가 흘렀고,
내가 감당 가능한 만큼 살아냈다.
월 200으로
모든 게 해결되진 않지만,
모든 게 무너지는 건 아니라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