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루틴

by 소소한빛

오늘도 아이 둘을 재우고 나서야 비로소 조용해졌다.

주방의 설거지 소리도, TV의 소음도 없는

이 밤 10시의 고요가 내겐 하루의 가장 귀한 선물이다.


잠시 소파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오늘 하루를 되돌아본다.

출근길, 급히 우는 아이를 두고 나와야 했던 마음의 죄책감.

직장에서 연차를 눈치 보며 간신히 겨우 내고,

장바구니를 열 번쯤 닫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한 내일의 반찬거리.


“나는 왜 이렇게 살까?”

이 질문은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마음을 찌른다.

“돈만 좀 더 있었더라면...”

“육아휴직이라도 편하게 쓸 수 있었더라면...”

“내가 전업이었으면 아이들도 덜 울었겠지...”

끝도 없이 밀려오는 경제적 불안은,

워킹맘인 나를 가장 먼저 무너뜨린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메모해 두었던 말씀이 떠올랐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태복음 6:33)


이 말씀이 처음엔 너무 막연했다.

나라와 의를 구하라니…

나는 지금 밥값이 걱정인데,

아이의 기저귀가 떨어졌는데,

카드값은 이미 연체 직전인데...


하지만 천천히 말씀을 묵상하다 보니,

그 뜻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먼저 마음의 방향을 정하라”**고 말씀하신 것이었다.

눈에 보이는 통장 잔고나 뉴스 속 경제 전망보다

먼저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라고 하신 것이었다.


내가 뭘 먹을까, 뭘 입을까 걱정하는 이 마음을

하나님께 먼저 가져가 보자고 다짐했다.

그 순간부터, ‘현실’은 그대로여도

‘해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아이에게 싸주던 김밥이 너무 단출해서 미안하던 어느 날.

나는 기도처럼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하나님, 이 김밥이 이 아이에겐 기쁨이 되게 해주세요.

엄마가 정성껏 싸주는 걸 아이가 느끼게 해주세요.”


그날 저녁, 아이가 말했다.

“엄마, 김밥 최고 맛있었어! 내 친구도 한 입 먹고 엄청 맛있대!”


나는 그 말을 듣고 울컥했다.

하나님은, 그 단순한 김밥 안에서도

위로를 담아 주셨던 것이다.


나는 이제 하루를 이렇게 시작한다.


“하나님, 오늘도 제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세요.

제가 할 수 없는 일은 하나님께 맡기겠습니다.

작은 것에 감사하며 살게 해주세요.”


그리고 내가 만든 나만의 믿음 루틴은 이렇다:


1. 아침에 5분, 말씀 필사

아이들이 깨기 전, 또는 씻기 후

마태복음, 시편, 잠언 중 한 구절을 짧게 손으로 적는다.

아주 짧아도 괜찮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편 23:1)

이 말씀 하나가 하루 종일 내 머릿속을 채운다.


2. 하루 세 가지 감사 쓰기

가난한 날일수록 더 작은 것에 감사를 훈련한다.

“아이가 감기 안 걸린 것 감사합니다.”

“오늘 점심을 굶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남편이 무사히 퇴근해서 감사합니다.”

쓸수록 내 마음은 부유해진다.


3. 매주 하루, ‘비교 끊는 날’ 선언

일주일에 하루는 SNS를 아예 켜지 않는다.

친구들의 화려한 여행 사진, 쇼핑 리뷰, 아이의 유치원 발표회 영상...

이 모든 것이 나를 작게 만든다는 걸 알기에

그날만큼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내 아이와 나의 발자국을 들여다본다.


세상이 주는 안전은 결국 ‘불안’이다.

그 불안은 아무리 벌어도, 아무리 모아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말씀은 말한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10)


하나님이 함께 계시면,

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없지만

결국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모두 지킬 수 있다.


오늘 하루도 여전히 통장은 마이너스지만

아이들은 건강하고, 나는 버티고 있고,

하나님은 변함없이 나와 함께 하신다.


그걸로 충분하다. 아니,

그것만이 진짜다.


“가난하지만, 하나님으로 인해 평안한 하루였습니다.

내일도 주님의 손 안에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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