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P 워킹맘의 헬스장 일기
“근육 1kg이 얼마예요?”
어느 날 헬스장에서 트레이너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
나는 마트 대신 헬스장을 드나들고, 무게 대신 덤벨을 든다.
장바구니 대신 근육을 채우는 중이다.
트레이너는 웃으며 말했다.
“돈으로 따지면 1kg에 최소 300만 원이요. 왜냐면, 시간과 인내와 단백질의 결정체니까요.”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가 지금 키우고 있는 건 단순한 ‘살’이 아니었다.
내 감정이 쌓이고, 내 우울이 녹고, 내 애씀이 근육이 되는 중이니까.
HSP 엄마, 스트레스를 어디다 푸냐고요?
나는 소리에 민감하고, 사람 많은 곳에서 쉽게 지친다.
누군가의 눈빛 한 줄에 하루치 에너지가 날아간다.
그래서 예전엔 스트레스를 받으면 ‘조용한 곳’을 찾아 도망쳤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부터는 그럴 수가 없었다.
조용한 곳은 없다. 아이는 우렁차고, 집은 전쟁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헬스장 러닝머신 위는 평화로웠다.
기계 소리는 시끄러운데 내 마음은 고요해졌다.
사람이 많아도 다들 나를 신경 쓰지 않으니 오히려 자유로웠다.
그렇게 나는 ‘근육’을 핑계로 내 감정을 운동했다.
헬스는 내 감정을 푸는 언어다.
스쿼트 20개를 하고 나면 남편에게 서운했던 감정이 조금 사라진다.
플랭크 1분을 버티고 나면 "엄마아아아!" 부르던 소리가 멀어지는 것 같다.
나는 HSP다. 자극에 예민하고, 감정이 깊다.
그래서 운동도 남들보다 절실하다.
운동은 나의 감정 정화 시간이다.
피곤해도 헬스장을 간다.
내 안의 예민함이 쌓이기 전에, 미리 땀으로 털어내기 위해.
운동은 내 마음을 ‘덜 민감하게’ 해주는 아주 현실적인 방법이다.
근육 1kg = 감정 회복력 100%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작은 일에 울던 내가, 이제는 숨 한번 고르고 말할 줄 안다.
모든 감정에 전부 흔들리던 내가, 중심을 조금씩 잡아간다.
근육 1kg은 단지 힘이 아니다. 회복력이다.
내 마음이 무너지지 않게 받쳐주는 기둥 같은 것.
매일 한 줌씩 쌓이는 내 감정의 버팀목이다.
근육을 키운다는 건, 나를 돌보는 일
나처럼 쉽게 지치고, 쉽게 상처받고, 쉽게 넘쳐나는 감정을 가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운동은 감정을 흘려보내는 좋은 방법이에요.”
내 안에 쌓인 감정을 몸으로 흘려보내는 것.
그건 억누르는 것도, 외면하는 것도 아니다.
그건 **‘건강한 해소’**다.
근육 1kg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삶의 질을 환산한다면 그건 매일매일 이자를 주는 자산이다.
오늘도 나는 헬스장에서 감정을 정리한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예민한 마음을 가진 나지만,
그래서 더 성실히 나를 돌본다.
이제 내 목표는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니다.
감정이 무너지지 않게 나를 지탱하는 근육을 쌓는 것.
그리고 오늘도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근육 1kg은, 감정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기둥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