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벅찬 날, 나는 이렇게 견뎌낸다
요즘은 하루가 유난히 길다.
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오늘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을 덮친다.
아이 밥 챙기기, 등원 준비, 회사 일, 집안일, 늘어가는 할 일들.
그리고 내 마음은 아직 어두운 밤 어딘가에 놓여 있는데
현실은 이미 분주하게 나를 재촉한다.
가끔은 너무 벅차서, 그냥 이불 속에 숨고 싶다.
엄마라는 역할도, 아내라는 역할도,
심지어 나라는 존재도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그저 고요한 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럴 때 나는 아주 작게,
입술을 떼지 않고 속으로 기도한다.
“하나님, 오늘도 저를 붙들어 주세요.”
단 한 마디라도 괜찮다.
“하나님, 숨이 막혀요.”
“하나님, 저 여기 있어요.”
그 말 속에 나의 모든 상황과 감정이 담겨 있다.
기도는 해답을 바로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 한 마디를 하나님께 내어드리고 나면
내 안에 있던 두려움이 조금은 가라앉는다.
마치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줬다는 안도감처럼.
하루를 살아내는 법은 거창하지 않다.
어쩌면 오늘도 울지 않고 일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해낸 하루일 수 있다.
내가 자주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 있다.
“오늘 하루만 살자.”
내일은 내일의 은혜가 있겠지.
하루하루, 하나님께 묻고 맡기고, 그렇게 하루만 견뎌보자.
아이를 바라볼 때마다
그 순수한 눈빛이 내 마음에 말을 건다.
“엄마, 지금 이 순간만 보면 돼.”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고
눈앞의 장난감 하나에 집중하는 아이처럼
나도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나만 하면 된다.
기도 한 줄, 숨 고르기, 따뜻한 물 한 잔.
그게 오늘의 나를 살리는 작은 기적이 된다.
어릴 때는 세상이 커 보였다.
그래서 아무 걱정도 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다 해결해줄 줄 알았으니까.
그런데 나는 자라고 어른이 되었고,
이제는 나 혼자 이 모든 걸 감당해야 할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믿음은 이렇게 말해준다.
“너는 여전히 하나님의 아이야.”
걱정 많은 어른이 아닌,
하나님 안에서 평안한 아이로 살아갈 수 있다고.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말없이, 묵묵히,
작은 주방에서 아이 이유식을 만들면서
기도하듯 중얼거린다.
“하나님, 저를 도와주세요.
이 하루를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그리고 기적처럼, 오늘도 해가 진다.
나는 다시 이 하루를 살아냈다.
내일도, 그렇게 살아볼 것이다.
기도로 시작해서, 순종으로 견디고,
믿음으로 걸어가는 하루.
그게 내가 이 세상을 건너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