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중심에 둔 삶을 살기로 했다

by 소소한빛

요즘은 열심히 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작정 열심히 살기'를 멈추기로 했다.

누군가는 이 말을 듣고 '의욕이 없는 건 아닐까?'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안다. 오히려 나는 살고 싶어졌기 때문에, 쉬기로 한 것이다.


예전엔 열심히 사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한 칸도 빈틈없이 채운 일정표가 성실함의 증거 같았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자주 지쳤고, 잠도 얕게 자고, 먹는 것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한 날들이 많았다. '나'는 뒷전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침대 매트리스를 바꿨다.

그저 몸이 너무 피곤해서, 숙면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런데 정말 놀라웠다. 잠을 잘 자니, 삶이 달라졌다. 몸이 덜 아프고, 짜증도 덜 났다. 그러고 나니, 이상하게도 나를 더 챙기고 싶어졌다.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좋았다.

동네 공원 벤치에 앉아, 햇빛에 눈을 찌푸리며 그냥 가만히 있는 시간이 나를 살게 했다. 멍하니 하늘을 보면서, '이렇게 쉬는 게 삶이구나' 싶었다. 뭔가를 이루고 있진 않아도, 마음이 살아 있었다.


요즘 나는 내 몸에 좋은 음식을 해주고, 짧은 산책을 하고, 쉬엄쉬엄 글을 쓴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세상에 거창하게 의미 있는 일만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게 오히려 더 큰 의미였다.


그러니까 이제는 이렇게 살기로 했다.


열심히보다 흥미와 재미를 중심에 두고.

무작정 애쓰지 않고, 억지로 하려 하지 않고.

될 대로, 흐르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걸 오래 재미있게 하자고.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과 거리를 두고.

쉬는 게 죄가 아니다.

쉬어도 큰일 안 난다. 어떻게든 된다.

오히려 잘 쉬는 사람이 오래 간다.

내 마음이 다치지 않게, 재미를 잃지 않게,

반드시 쉼을 넣어서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야 한다.

그래야 멈추지 않고 갈 수 있다.


쉼은 멈춤이 아니라, 나를 위한 충전이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가장 단단하고도 부드러운 방식으로

내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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