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고 나니, 비로소 내가 보였다

by 소소한빛

사람과 사람 사이,

가깝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멀다고 다 나쁜 것도 아니다.


예전엔 그걸 몰랐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끝까지 잘 지켜야 한다고 믿었다.

서운해도 참아야 하고, 불편해도 맞춰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너무 많이 소진됐다.

특히 직장에서.

정이 많은 내 성향은, 선을 긋는 걸 미안해했고

냉정한 사람이 되는 게 싫어서 계속 웃고 맞춰주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번아웃처럼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대신 돌봐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관계에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물리적 거리도, 감정의 거리도.

말을 안 해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은,

사실 굉장히 위험한 기대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만큼의 공간을 주는 게 오히려 건강한 관계였다.


사람들과의 ‘적당한 거리’를 찾기 시작하면서

나는 조금씩 가벼워졌다.

더 이상 모든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났다.

무례한 사람과는 거리를 두고,

지나치게 에너지 뺏는 관계와는 작별 인사를 했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였다.


예민한 사람은, 직장에서 더 힘들다.

표정 하나, 말투 하나에도 쉽게 상처받고

내가 한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을까 자책도 많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연습했다.


모든 사람과 친해지지 않아도 괜찮다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감정은 업무에 끌고 가지 않기

일은 일일 뿐, 감정소비하지 않기.

기록하고 정리하기

감정은 일기나 노트에 쓰고 흘려보내기.

하루에 딱 하나, 나만의 루틴 갖기

점심시간엔 무조건 밖에 나가 걷기, 좋아하는 음악 듣기, 따뜻한 커피 마시기.

그리고 마음이 힘든 날엔, 이렇게 기도했다.


“지혜 있는 자는 잠잠하리라” (아모스 5:13)

침묵도, 거리두기도 지혜다.

그건 포기나 무관심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방식이다.


나는 이제 ‘열심히’보다 ‘지혜롭게’ 살고 싶다.

힘들게 애쓰며 사람들에게 인정받기보다는,

하나님 앞에서 조용히 내 자리를 지키고 싶다.


사람들과 너무 가까워 지쳐버리지 않게

적당한 거리에서 따뜻하게 바라보며,

내 마음의 평화를 놓치지 않는 삶.


그게 내가 원하는 성숙이다.


오늘도 직장에서, 가정에서, 세상 속에서

지혜롭게 살아가고 싶은 우리에게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너무 가까워서 다 타버리기 전에,

조금 멀어져서 내 마음을 지키자.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작고 조용한 행복을,

하나님이 주신 평화를

조금씩 피워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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