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알람을 세 번이나 미뤘다.
눈을 떴지만 일어나기까지 20분이 걸렸다.
씻고, 아이 아침 챙기고, 등원시키고, 허겁지겁 출근해서
일과를 처리하다 보면
정신 차릴 틈 없이 하루가 저문다.
나는 요즘 유튜브 콘텐츠 만들고 글 쓰는 게 좋다.
소소하게 카메라를 켜고 일상을 담고,
때로는 마음속 이야기를 타이핑하며 나를 들여다본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현실 속에서
이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정말 많은 ‘싫은 일’도 해야 한다.
정직한 말로 고백하자면,
나는 설거지도 싫고, 아침마다 급한 준비도 싫고,
업무 중 억지로 웃는 것도,
아무 감흥 없는 보고서를 끝도 없이 써야 하는 것도
다 싫다.
가끔은 다 내려놓고
좋아하는 것만 하며 살고 싶다.
그런데 안다.
현실은, 좋아하는 걸 지키기 위해 싫은 것도 감당해야 하는 세계라는 걸.
지금 내 일상엔
두 아이의 간식거리,
남편의 출근 도시락,
현관 앞 신발장 정리,
다 떨어진 화장지 채워두기 같은
‘사소하지만 꼭 해야 하는 일들’로 가득하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그 몇 시간을 확보하려면
이런 자잘한 것들을
묵묵히 해내야 한다.
처음엔 억울했다.
“나는 언제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수 있을까?”
“왜 나만 이렇게 살아야 하지?”
그런 마음이 툭툭 올라왔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할 자격은,
싫어하는 일을 견디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마치 좋아하는 계절을 만나기 위해
긴 겨울을 버텨내야 하는 것처럼,
내가 진짜 원하는 걸 하려면
원하지 않는 일을 차곡차곡 해내야
비로소 자리가 마련되는 것 같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싫은 일’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내가 쓰는 글은
퇴근 후의 피로와 육아 사이에 남겨진
아주 짧은 틈에서 탄생한다.
밤에 설거지를 끝내고 겨우 20분 앉아 쓴 한 문장도
누구보다 진심이고 소중하다.
그래서 요즘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싫은 걸 하면서도 좋아하는 걸 놓치지 않는 내가,
진짜 멋진 거야.”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다시, 아침 일찍 눈을 뜬다.
카메라를 꺼내고, 노트북을 열고,
조용한 나의 이야기를 적는다.
그건 세상에 거창하게 남기려는 게 아니라
그냥, 내 하루를 지키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리고 알게 된다.
삶은, 좋아하는 것만 할 수 없지만
그렇기에 더 진심이고 아름답다.
오늘 하루도
싫은 일 사이에서
좋아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기를.
그게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