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 않는 자에게는, 절대 햇빛이 비치지 않는다.

by 혁꾸

살면서, 먼저 태어나 인생을 앞서간 사람들이 하는 말에는 굵직한 뼈대가 있기 마련인 것을, 그땐 잘 알지 못했다. 나는 ‘내 인생은 나의 인생이야’라는 마음으로 그들의 말을 대충 흘려듣고 넘겨 버릴 때가 많았다. 가령, 학창 시절 “취업에는 문과보다 이과를 선택하는 것이 편하다“와 같은 말들, 진부한 대학생활 속 “공부에 뜻이 없으면 기술이나 빨리 배워라”라고 했던 말들과 비슷한 말들이었다. 나와는 먼 거리에 있는 것만 같았던 어른들의 말을 귓등으로 넘기고, 고작 몇 걸음 앞 서간 선배들이 하는 조언을 우습게 여겼었다. 생각보다 나의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다. 그렇게 앞서간 인생의 선배들이 서있던 곳엔 내가 서있게 되었고, 그제서야 그들이 나에게 해준 말이 얼마나 뼈아픈 말이었는지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일을 배우러 따라다녔던, 나보다 10년을 앞서가고 있는 선배는 내게 소리쳤다. “움직이지 않는 개새끼한테는, 절대 햇빛이 비치지 않아!” 그 언제보다도 뇌리에 강렬하게 박히는 조언이었다. 아마도 그 말에 욕이 섞여 있지 않았더라면, 그저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조언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선배의 뜨거움이 담긴 조언이 이어졌다. “너 주인이 주는 먹이만을 기다리는 개가 될래? 아니면 햇빛 아래를 뛰어다니며 먹이를 찾는 사냥개가 될래?” 나의 대답은 당연히 후자였다. 선배가 말을 이었다. “그래, 햇빛을 찾아 움직이지도 않고, 그늘에만 있으면서 춥다고 칭얼대기만 하는 비겁한 사람이 되지 말자. 한 마리의 셰퍼드가 되어 햇빛을 찾아 뛰어봐라” 이 웃기면서도, 뇌리에 강렬하게 때려 박히는 그의 명언에 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이 멋진 말을 메모하려는 나에게, 명언에 특허를 냈기 때문에 함부로 인용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며, 확실하게 손익을 따지시는 완벽한 비즈니스적 면모를 갖춘 모습까지. 나는 선배에게 언젠가 로열티를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옛말에 틀린 말 하나 없다더니, 삶을 살아가다 보니, 언젠가 어른들이 해주셨던 모든 한 마디 한 마디가 깊게 우려낸 사골 국물처럼 진하게 와닿았다. 놓쳐버린 시간들을 아쉬워하는 나이기에, 지금부터 듣게 되는 조언 하나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명언은 자신의 것으로 리메이크한 뒤 함축적 의미를 포함하여 강하게 전달해야 한다던 선배, 그가 리메이크한 명언은 대체 얼마나 멋진 명언이었을까.



이미지 출처

[ Islam Hassan, @ishass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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