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화를 다스리는 법

by 혁꾸

내가 서비스정신이 강하다고 해서 나의 기준으로 상대방의 서비스정신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특별한 불편함이 없다면 상대방이 그저 그런 서비스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서비스 제공자는 소비자가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오늘 음식 배달을 시키며, 배달원과 갈등을 빚었다. 딱히 둘 다 잘못한 것은 아니었다. 생각해 보면 서로의 오해 관계에 있어 발단한 문제이기도 했다. 배달시간이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여 집을 부재했던 나는 30분 만에 도착한 배달기사와 엇갈리게 되었고, 현관을 들어오지 못하는 배달기사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배달기사는 바쁜 배달시간에 전화를 해야 하는 것이 기분 상했는지, 배달 직후 나에게 “집에 없으면 비밀번호 메모란에 써 놓으세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뭐, 그냥 그런 메시지일 뿐이었지만,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여, 시간 맞춰 부재하고 있었을 뿐인데, 뜻하지 않게 누군가에게 원치 않는, 훈계 아닌 훈계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말은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면, 듣는 입장에서 충분히 기분 나쁜 말이 분명했다. 마치 길거리에서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에게 “비키세요”라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아마 그런 상황이라면 누구라고 당연히 기분이 나쁘고, 예의가 없다고 느껴질 것이다. 뭔가 내가 잘못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다. 이후 여러 차례 기분 상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갈등이 깊어졌고, 뒤이어 통화까지 하게 되며 배달기사와 나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뒤섞였다.


전화를 끝낸 직후, 화를 낸 입장으로서 나도 잘한 건 없었지만, 아마 배달기사분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으로서 다음부터 부재 시 비밀번호를 남겨 달라고 보다 좋게 말해주었다면, 나도 상대방이 느꼈을 불편함을 분명히 이해할 수 있는 성인으로서 좋은 마음으로 선뜻 미안한 마음을 전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커다란 갈등의 폭풍이 지나가고, 몰려오는 짜증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들을 추스르기 위해, 나는 나의 행동과 말을 되짚기 시작했다. 얼마 전부터 깨닫게 된 스트레스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었다. 그 방법은 갈등에 대처했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나에게 아쉬웠던 점을 찾은 뒤, ‘다음엔 좀 더 나은 내가 되겠노라’하고 다짐하는 것이었는데, 그럴 때면 나는 좀 더 어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렇게 자아성찰을 통해 정신 수양을 하고 나면 화가 뒤섞인 감정들이 점차 가라앉으며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확실히 그다음 갈등이 생길 때마다, 나는 좀 더 신중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건, 똥을 밟은 듯한 순간들을 좋은 교훈을 가져다주는 하나의 경험으로 승화시키기에 아주 괜찮은 방법이었다. 정수리까지 치솟았던 스트레스도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하게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계속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기분으로, 나를 괴롭히는 갈등과 스트레스에서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 Steve Halama, @steve3p_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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