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산책을 할 일이 얼마나 될까. 창창한 20대 후반 젊은 나이에 말이다. 평일에는 최소시간 최대효율을 목적으로 일을 하며 체력을 비축하고, 주말에는 온 체력을 쏟아 모아 행복을 찾아야 한다. 요즘처럼 벚꽃이 흩날리는 따스한 날에는 특히나.
일을 너무 열심히 하지는 말도록 하자. 이틀의 주말 중 반나절 이상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인생의 최대 낭비다. 다음 주에 놀기에는 봄이라는 계절은 한 여름의 태풍과 같이 창문을 닫고 누워있으면 순식간에 지나가고 만다. 어제 아침 집 앞 아파트단지에 활짝 핀 벚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했다.
비록 순식간에 따뜻한 주말은 지나갔고, 월요일을 앞둔 나의 피곤은 극에 달했으나, 나는 오늘의 행복한 기억으로 일주일을 다시 견뎌낼 테다. 체력은 업무시간을 쪼개어 회복한다. 아침 식후 30분마다 입에 종합비타민을 쑤셔 넣자. 더욱 젊은 날의 나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현대 의학의 힘을 통하여 나의 몸뚱이를 한 살이라도 더 젊은 나이의 나를 유지해야 한다.
난 왜 이것을 이제 깨달았을까. 지방이 15kg 불어나고, 발에 통풍이라는 쓰라린 바람이 깃들고 나서야 나는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덕분에 오늘 아름다운 창덕궁의 궁궐과 정원을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의 고통 속에 쩔뚝였다. 하지만 이따위 고통에 이처럼 행복한 봄날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엄지발가락이 걷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나는 오늘 나머지 발가락으로 만보를 행차했다.
인생에서 피부가 가장 따스한 순간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3월 말에서 4월 초 안에서도 2주가 되지 않는 시간에 생명을 상징하는 봄 꽃들은 적당한 햇빛이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이 태양을 향하여 만개한다. 분홍색, 보라색, 흰색, 노란색 다채로운 색이 뒤섞여, 어떤 공원에서든 바닥에 수 놓인 무지개를 만날 수 있다. 일 년에 한 번뿐인 이 시기를 놓칠 수 없지. 평균 80년의 인생 중 기억이 나지 않는 앞의 5년과, 노쇠하여 병원 침상에 누워있을지도 모를 뒤의 5년을 제외하면 기회는 70번. 혹시 있을지도 모를 천재지변 2번, 과도한 업무 2번, 급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2주간 기절했을 때 1번을 제외하면 우리에게는 65번의 기회가 있다. 다리에 깁스를 했다면 휠체어를 끌고 나가라. 당신의 팔이 아픈 것은 근육이 자라난다는 뜻이니까.
우리의 행복은 주말에 국한될 수 없다.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 뒤, 찬란한 평일의 밤을 모험하자. 만약, 당신이 잦은 야근을 한다면 이직을 추천한다. 그렇지 않겠다면 주말에 비해 사람이 덜한 평일에, 여행을 하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