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칫국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해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벌써 다 된 것 마냥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말이다.
김칫국, 세상에서 제일 달콤하지만 그 끝의 맛은 시큼하다 못해 쓰라린 맛이다. 나는 항상 김칫국을 마시지 않으려고 주의한다. 하지만 달콤한 떡이 눈앞에 놓일 때면 김칫국의 유혹을 참을 수 없을 때도 있다.
가끔 어떤 일이 결정 나지도 않았는데, 먼저 김칫국을 마셔버릴 때면 괜히 일을 그르치곤 한다. 김칫국을 마시고 나면, 나는 뭔가 더 급해지고 기대하게 되는 것이 그 이유였다. 급한 마음에 떨리는 심장은 나를 더 긴장하게 만들었고, 평온하지 않은 마음으로 일을 손에 잡았을 때의 무거운 중압감은 내 목을 더 조여왔다. 그렇게 일을 그르치고 난 뒤에 오는 좌절과 실패의 맛은 그렇게 시큼하고 씁쓸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항상 김칫국을 멀리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어떤 일에 대한 도전과 결과 앞에서는 ‘안되면 어쩔 수 없지 뭐’라고 자신에게 말하며 마음의 평온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전제로 깔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을 모조리 쏟아내며 최선을 다한 뒤에서야, ‘안되면 어쩔 수 없지 뭐’라는 자기 위로에 온전히 위로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자신의 어정쩡한 모습에 되레 화가 나버릴지도 모른다.
김칫국을 멀리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실망의 아픔이 될지 모를 기대감과, 좌절과 실패라는 폭풍우에도 무너지지 않게 꿋꿋이 버텨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견고한 뿌리가 되어준다.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라는 속담. 김칫국의 신맛은 떡의 쫄깃한 식감을 그렇게 잘 살린다고 한다. 떡 없이 먹는 김칫국은 입안을 온통 시큼하게만 할 뿐이다. 입에 떡이 들어오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떡과 김칫국의 조화로운 감칠맛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먼저 다짐해야 할 것.
“안되면 어쩔 수 없지 뭐, 하지만 최선을 다해보자”
이미지출처
[ Portuguese Gravity, @portuguesegrav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