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마라, 정든다”
보통 상대방과 꽤 오랜 시간을 보냄으로써 서로의 삶에 깊숙이 녹아들 때, 우리는 서로이게 ‘정’이 들곤 한다.
하지만 꼭 누군가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야만 정이 드는 것은 아니다. 짧은 시간 일지라도, 누군가의 삶의 모습에, 이야기에, 말투에, 분위기에, 표정에, 눈빛에, 나는 쉽게 정이 들어버리기도 한다.
나는 편안함에 빠르게 정이 들어버린다.
과한 친절함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나를 생각해 주는 그 고마운 마음에 정이 들기도 했다.
뻔뻔하게 자기 자랑을 하며 장난스럽게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재치에 정이 들어 버리기도 했다.
무뚝뚝한 모습과 말투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친절한 츤데레 같은 행동에 정이 들기도 했다.
나를 위해 자기 일을 더 열심히 하는 모습에 정이 들기도 했다.
조곤조곤한 말투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에게 정이 깊게 들어버리기도 했다.
좋은 사람이란 걸 알았기에 더 아쉽고,
착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기에 더 아쉽고,
편안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었기에 더 아쉽다.
아쉽다 못해 쓰라렸다. 짧은 시간,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버린, 내 안에 깊게 파고 들어버린 정이라는 감정은 이토록 쓰라렸다.
언젠가 여행을 할 때도 그랬다. 우리는 일주일을 채 같이하지 못했지만, 그 추억은, 그날의 이야기는 여행의 기억과 함께 강하게 뇌리에 박혀버렸다. 그래서인지 여행을 떠났던 그날을 떠올릴 때면, 자연스레 여행의 시간들을 나눠 가졌던 그때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일을 할 때도 그렇다. 함께 보냈던 시간이, 같이 갔던 식당이, 다 같이 풀었던 회포가, 처음 만났던 어색함이, 오랜 시간 함께 했던 편안함이, 서로 도와주며 들고 일어섰던 고난과 역경이, 시간이 흘러도 서로를 생각나게 하고 그리워하게 하는 불꽃이 된다.
‘정들었다’라는 말은 참, 애틋한 사랑의 감정과 같나 보다. 그래서 나는 정이 많은 사람이 좋다. 그래서 나도 정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웃지마라, 정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