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지옥.
사람은 죽으면 천국으로 오르거나,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보통 천국을 떠올리면, 하얀 구름 위에서 날개 달린 천사들과 함께 느긋한 일상을 즐기는 모습이 상상된다. 작은 아기 천사들이 나팔을 불기도 하고, 그리고… 그리고… 음… 다 함께 모여 주님을 찬양하며 기도를 드리는 걸까? 솔직히 말하면, 천국은 왠지 지루할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이 믿는 여러 가지 종교에는 수많은 금기들이 있다. 그 금기를 살펴보면, 물론 윤리적으로 꼭 필요한 합당한 금기들도 있지만, ‘이런 걸 왜 못하게 할까?’ 싶은 그들만의 금기도 있다. 테두리 없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일 수는 없지만, 의구심을 들게 하는 자유도 진정한 자유일 수 없을 것이다. 왼손잡이를 금기시하는 종교도 있던데, 만약 내가 평생 착하게 살다가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지옥에 떨어진다면, 천국을 향해 오른손으로 엿을 날려줄 테다.
열심히 하루를 보내고 침대 위에 쓰러질 때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 쉬는 날 늦잠으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침대에 누워 느긋하게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것도 꽤나 살만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렇게 두세 시간이 지나면, 몸에 있는 근육이 전부 침대로 녹아 버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뇌까지 녹아버린 채로 휴대폰의 영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대체 내가 뭐 하는 건지, 살아는 있는 건지, 죽어있는 건 아닌지 헷갈리기도 한다. 편안했던 천국이, 금세 지옥의 늪으로 바뀌어 버린다. 일하는 것보다 쉬기만 하는 게 더 끔찍하기도 하다.
결국 천국이라는 건,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인 것 같다. 힘든 순간이 있어야 휴식이 얼마나 달콤한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천국, 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