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by 혁꾸

아파트 푸른 안뜰이 있던 아파트 단지가 생각난다. 뜰의 중앙에 있던 정자에서 친구들과 와리가리나 꼼꼼이라는 추억의 놀이를 재밌게 즐겼던 기억들도 생생하다. 어린 시절에는 그때는 4층 높이의 허름한 아파트도 참 커다랗고 높게 뻗어있었다. 몰래 문을 열고 올랐던 옥상에서 보는 내가 살던 곳의 모습도 떠오르곤 한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도 몇 년간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방음벽에는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그림이 빼곡히 걸려있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다시 세워진 10층 높이의 아파트. 하지만 왠지 지금의 아파트는 그때처럼 높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너무 커버린 탓일까. 어린 시절 넘어 다녔던 아파트 사잇길도, 담장도 분명 기억 속에 생생하지만, 새로 지어진 아파트 사이에서 추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분명 같은 장소인데도 도저히 그때 그 시절의 모습과 매치가 되지 않는다. 나날이 발전하는 동네의 모습이 내 추억을 앗아가는 듯싶다. 순간순간 변화하는 삶을 따라가기가 쉽지 많은 않다. 친구들과 묻었던 타임캡슐을, 너무 궁금한 나머지 혼자 몰래 파내 보았던 기억이 난다. 동그란 캡슐에는 각자의 편지와 함께 500원이 함께 묻혀있었다. 함께 다시 열어보는 날, 불량식품을 사 먹기 위한 자금이었다. 하지만 그 비밀스러운 장소도 이젠 없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음에도, 피식 웃게 되는 이유는, 다시는 찾을 수 없는 추억의 아련한 향기 때문인 듯싶다. 어른이 되어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어린 시절 친구들을 간접적으로 만날 때면, 나는 아직 그 시절, 그 장소, 그때 친구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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