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른이지만, 어른이 되고 싶다.
감정적으로 다른 사람을 원망할 때가 있다. 그것은 대게 연인, 친구, 가족 같은 가까운 사이에서 혹은 직장에서 일어나곤 한다. 사실 생판 모르는 사람과의 다툼에서는 그럴 일이 전혀 없다. 그건 누가 잘못했던 상관없이, 지나가다 밟아버린 똥일 뿐이니까. 그냥 흙 밭에 몇 번 비벼 대면 사라지는 일이다.
감정적인 문제를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은, 사실 내 자존감을 증진시키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다. 다른 사람의 모난 부분을 끄집어 내며 비난할 때, 그리고 그런 모습을 나의 좋은 모습들과 비교할 때,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는 일은, 순간의 응급처치일 뿐이다. 언제라도, 그 일이 다시 생각날 때면, 내 마음의 상처는 다시 쉽게 벌어져 버리고 말 테니까. 게다가 해결하지 못한 것 같은 그 찝찝한 뒷맛은 계속해서 입안을 휘젓는다.
사실 나의 삶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내 안에서 해결이 가능한 수준이다. 아마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의 문제를 마주하기가 부끄럽고, 어렵고,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어차피 나 혼자 생각하고, 나 혼자 인정하고, 나 혼자 반성하는 것이니까. 그게 너무 어렵다면 가까운 사람의 목소리를 빌려도 좋다. 말로써 뼈아프게 때려주는 친구가 있다면 더 좋고.
갈등의 원인을 내게서 찾아보는 건, 나를 좀 더 어른이 되게 하는 방법이다. 삶에 부끄럽고, 어렵고, 두려운 감정들이 있다는 건, 내가 아직 성장하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